[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가 신임 성평등센터장에 사내 직원을 임명했다. 전임 성평등센터장은 모두 공모를 통해 외부 전문가가 임명됐다. 

KBS는 25일 임수민 아나운서를 성평등센터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2018년 성평등센터 설립 이후 내부 직원이 센터장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 성평등센터는 성평등 조직 문화 구현을 위한 제도 개선, 직장 내 성폭력 예방과 교육 관련 상담 업무, 성평등 관련 위원회 운영 등 사내 성평등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사장 직속 상설기구다.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사진=KBS)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사진=KBS)

KBS 성평등센터는 2018년 11월 국내 방송사 최초로 문을 열었다. 이후 사내 성 관련 상담 및 KBS 성평등 현황을 정리한 연례보고서를 발간하고 성평등기본규정 등을 제정했다. 이윤상 성폭력상담소 소장이 초대 성평등센터장을 역임했으며 2대 서영주 센터장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정책개발실장,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교육과장, 강원도 여성가족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성평등센터장 임기는 2년이다.

지난 12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내부 직원을 성평등센터장에 임명하는 것과 관련해 전문성 지적이 나왔다. 이날 조숙현 이사는 박민 사장에게 ”지금껏 두 명의 성평등센터장이 있었는데, 두 번 다 공모할 때 국내외 성평등, 인권 등 관련 분야 7년 이상 경력자 또는 변호사 10년 이상으로서 유관 분야 경험자를 경력 요건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면 내부에서 임명한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의 전문성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성평등센터가 부여받은 역할이 KBS 내 성평등조직문화 구현과 직장 내 성폭력 접수·처리·근절인데, 내부 인사 임명에 있어서 이 경력 요건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달라”고 했다.

이에 박 사장이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를 안 했다“고 답하자 조 이사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까지 검토가 안 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내부에서 이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분이 확보될 수 있게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KBS 여성협회뿐 아니라 KBS노동조합조차 이런 기구가 필요하다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성명서까지 전달을 받았는데, KBS 전 구성원의 의지로 만들어진 기구라는 것을 인지해서 이 센터의 역할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서기석 이사장이 “외부 인사를 하든지 내부 인사를 하든지 인사권자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앞으로는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이사는 “인사에 관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 이사장은 조 이사와의 언쟁이 이어지자 돌연 휴정을 선포했고, 이 때문에 경영진의 구체적인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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