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한일 양국 정상이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한국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일본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국무총리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현장 시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리뷰를 받고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성의 있는 설명을 해나갈 생각이지만, 한국 내 우려를 잘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국민이 이 사안에 대해 이해해 줄 수 있도록 한국 전문가 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교토통신에 따르면 한국 시찰단은 이번 달 23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립서비스”라고 혹평했다. 최 부위원장은 “시찰은 그냥 둘러보는 것”이라며 “추가 조사를 하는 등의 쟁점이 있는데 그냥 한번 둘러보는 걸 허용하겠다는 식이다.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그동안 (일본의) 주장을 확인시키는 정도의 면죄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 부위원장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정부 관계자가 “지난달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검증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일본 측에 오염수 배출 관련 자료를 요청해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IAEA의 시각하고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위원장은 “IAEA는 이미 후쿠시마에 여러 차례 방문했고, ‘일본 정부가 잘하고 있다’는 중간보고서도 여러 번 냈다”며 “6월 달에 종합보고서가 나오는데 내용이 달라지겠나, IAEA는 결국 원전을 상업적으로 잘 이용하려는 국가들의 모임이고 일본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위원장은 “한국조사단의 후쿠시마 시찰은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이 현장에서 설명하고 그냥 둘러보는 것”이라며 “누군가 이견을 제시했을 때 일본 정부는 당연히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분들이 시찰단에 포함돼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그렇게 될까”라고 반문했다.
‘한국 시찰단이 23일 방문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보도와 관련해 최 부위원장은 “날짜까지 적시한 것은 이미 다 내부적으로 구성해 놓았다는 것”이라며 “(오염수 문제를) 우려하고 지적하는 전문가를 타진하지 않았을 것이고 기껏해야 형식적으로 한두 명 넣었을 텐데 아무리 봐도 짜고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상 6월 IAEA 최종보고서에 문제없음이라는 결론이 나면 다음달 바로 방류에 들어가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최 부위원장은 “일정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부위원장은 “이번 논의에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한국 시찰단이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IAEA와 다르지 않은 결론을 내린다면 일본은 ‘한국 시찰단도 괜찮다고 하지 않았냐면서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다. 그러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방어 논리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위원장은 “처음부터 우려했던 것은 ALPS(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나 C-14같은 물질”이라며 “삼중수소가 물 상태일 때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문제는 식물이 먹으면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이 된다. 그러면 당과 결합하고 농도가 높아지는데 농도가 높아지면 체내에서 빠져나오는 반감기가 몇 년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부위원장은 “생물 농축으로 작은 물고기에서 큰 물고기로 (옮겨가고) 이것을 사람을 사람이 먹는 것이 먹이사슬에 의한 생물농축인데 이러면 내부피폭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관련기사
- 윤 대통령 "후쿠시마 오염수, 문재인 때문에 일본 설명 안 알려져"
- 국힘, 일본언론에 공동 항의하자는 민주당에 '친일무새'
-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일본언론 상대로 소송하라"
- 일본이 양보한 것은 ‘오므라이스’ 정도였다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윤 대통령은 미국 찬성 넘어설까
- 윤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수' 용어 변경 검토
- 연합뉴스 수용자위 "'오염수' 언론 논조 제각각, 팩트체크 필요"
- 국민 68.4%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 2년 전 TV조선, 후쿠시마 오염수에 '진심'
- 원폭희생자 위령비 참배가 '말보다 실천'이라는 아전인수
- 언론 따돌리기에 여념 없는 오염수 시찰단
- 국민 60% "오염수 시찰단, 결과 신뢰 못해"
- 원안위가 2년 간 일본에서 받은 답변 "오염수 아니다"
- "일본 오염수 테러 시동거는데, 윤 정부 북치고 장구쳐"
- 경향신문 논설실장 "정권 바뀌면 우려가 ‘괴담’이 되는 나라인가"
- 일본 도쿄전력의 속보이는 '한겨레' 'MBC' 취재 배제
- 조선일보 '취재 거절'하게 만든 도쿄전력의 '언론 갈라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