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사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UAE 적은 이란' 파문이 연관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전 정부에서도 대통령의 해외 일정이 외부로 유출된 사례는 종종 있어 사퇴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대변인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 유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29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단에게 제공했던 순방 일정이 외부로 유출돼 안보상·외교상 결례, 위험이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부대변인은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통령실 대변인·부대변인이 사실상 공석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이 유출되는 것은 왕왕 있었던 일”이라면서 “사표를 낼 이유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박 전 수석은 사견임을 전제로 “(대통령이) UAE에 갔을 때 ‘UAE 적은 이란’이라는 심각한 외교적 파장이 있는 발언을 하지 않았냐”면서 “(해당 발언은) 우리 군부대 장병을 격려하는 내부 일정에서 나온 것인데, 아마 그 책임을 물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공개된 장면인데, 그걸 왜 부대변인이 책임지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박 전 수석은 “그 장면을 순방기자단의 풀단이 찍었거나 대통령실이 전속으로 찍어서 공개했을 것”이라며 “사전에 문제되는 발언을 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이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홍보수석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전 수석은 “홍보수석까지 경질하게 되면 대통령실이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재명 부대변인에게 꼬리자르기식으로 책임을 물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전 수석은 대변인이 5개월째 공석인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언론에 질문 기회를 뺏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인선 전 대변인은 지난해 9월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이재명 부대변인이 대변인 역할을 맡아왔다.

박 전 수석은 “(대통령실은)김은혜 홍보수석이 대변인을 겸임하고 있다고 변명할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출입기자들은 여러 군데에 물어야 한다. 대변인에게 물을 수 있는 기회를 언론과 국민은 지금 뺏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수석은 “홍보수석은 기자단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중요 참모로서 각종 공개 비공개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대통령의 자문에도 응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자단의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그렇다면 대변인 공백 사태는 언론을 통해서 국민이 질문할 수 있는 창구를 5개월째 방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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