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위원장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문수TV'에서 PD로 활동했던 인물을 경사노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노동혐오·극우 발언을 이어왔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PD는 그야말로 기술직"이라며 과거 유튜브 방송을 문제삼아 새 자문위원을 비판하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KBS <뉴스9>은 김 위원장이 '김문수TV'에서 총괄제작국장으로 활동한 최 모 씨를 경사노위 자문위원에 위촉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전문성 없는 인사를 친분만으로 위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경사노위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인물은 최 씨 한 명이며 추가 위촉 계획은 없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 '김문수TV' 영상 썸네일 갈무리)
(유튜브 채널 '김문수TV' 영상 썸네일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실이 최 씨 이력서를 받아본 결과 ▲2017년 대선 중앙선대위 소통본부 총괄본부장 ▲2018년 서울시장 선대위 후보자 수행팀장 ▲'김문수TV' 총괄제작국장 ▲경주시 김석기 후보 선대위원장 ▲2022년 대선 중앙선대위 조직본부 국가정상화특별위원회 특보 ▲2022년 대선 중앙선대위 조직통합본부 국민행복위원회 청년위원장 등의 이력이 명시됐다. 

각종 선대위 활동과 '김문수TV' PD 이력이 전부인 최 씨가 김 위원장과의 친분으로 자문위원에 위촉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사노위 운영세칙은 '위원회의 활동 방향, 주요 의안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해 자문위원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문위원 자격에 대해 '학계·언론계·노사 및 시민단체·법조계·종교계 등의 인사'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사노위는 자문위원 자격 조항 말미에 '등'이 붙어 있어 포괄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 씨가 노동단체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임금노동자로 생활해 왔기 때문에 '노동계 인사'에 해당하며, 인사 담당자들과 협의를 거쳐 최 씨를 위촉했다고 주장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28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김문수TV의 방송 내용이 반노동·극우적이기 때문에 최 씨의 PD 이력이 사회적대화기구의 자문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위원장님이 과거 유튜브 발언 때문에 사회적 대화를 이끌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좀 갸우뚱한데, 더군다나 위원장님 채널을 운영했던 PD"라며 "PD라는 것은 그야말로 기술(직)이지 않나. PD가 어떤 생각을 얘기한 것도 아니다"고 답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그런 것을 결부시켜 '자문을 못한다' 규정하는 것은 과한 비판이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이 과거에 죄를 지어 전과가 있다고 앞으로 무조건 죄를 저지를 것이기 때문에 활동을 못할 거라 볼 수는 없지 않나"라며 "사회적 대화를 하는 테크니션, 노동과 정치의 경험 등 어떤 사람이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가는 덕목은 다양하며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운영세칙상 최 씨의 이력이 자격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문제가 될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경사노위에 수많은 의제가 전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노동계, 언론계 등 어느 한 군데 인사만 한다면 편협할 수 있다"며 "운영세칙에 포괄적으로 '등'을 써놓은 이유"라고 말했다. 

자문위원을 추가 임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경사노위 관계자는 "아니다. 한 분 밖에는 안 된다"며 "무한정 위촉할 수는 없고, 꼭 필요한 분이 있다면 한 분 정도만 위촉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이은주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김문수TV' 등 유튜브를 통해 '노동계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화물연대 자체가 바로 북한에서 하고 있는 것과 같다', '불법 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 '민사소송을 오래 끌수록 굉장히 신경쓰이고 가정이 파탄나게 된다'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김문수TV'를 운영해 온 이유에 대해 "언론이 너무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사노위의 수장으로 김 위원장을 임명하자 '극우 유튜버'를 임명했다는 비판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불거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임명 당일 '김문수TV' 고별방송에서 "위원장 임기가 2년이라 그동안은 김문수TV를 운영할 수 없다"며 유튜브 채널을 닫고 지난 영상들을 삭제했다. 

당시 민주노총은 "오죽했으면 노동조합 특히 민주노총에 대한 혐오 발언이 가득한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폐쇄했겠는가"라며 "도둑이 자기 발 저린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반노동 발언을 일삼는 행보 등으로 노동계가 환영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야당으로부터 과거 극우·노조혐오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았으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김일성)에게 충성을 하고 있다는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런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확실한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쌍용차 노조는 자살 특공대' 등의 과거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도 거부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발언 중 일부만을 발췌해 지적하는 사과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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