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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전환용 확실한 BBC '수신료 폐지' 트윗영국 야당 의원들 반발 "총리 구하기 위해 희생양 찾냐"…수신료 모델 유지 여부, 2024년 새 정부 판단
김혜인 기자 | 승인 2022.01.20 09:52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영국 문화부 장관이 하루 만에 ‘2028년 BBC 수신료 폐지’를 시사하는 발언에서 한발 물러섰다. 방역 지침 위반으로 퇴진 위기에 몰린 보리스 존슨 총리가 민심 전환용으로 수신료 폐지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나딘 도리스 영국 문화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각) 하원에서 BBC 수신료를 2년간 연 159파운드(26만 원)로 동결하고 4년간은 물가상승률에 맞춰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도리스 장관은 BBC 수신료 의무 납부가 적절한지에 관해 곧 검토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BBC의 수입 구조에 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면서도 “염두에 두고 있는 대안 모델은 아직 없다”고 했다.

17일 하원에서 발언하는 나딘 도리스 영국 문화부 장관 모습 (출처=가디언)

도리스 장관은 16일 트위터에서 ‘2028년부터 수신료가 폐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리스 장관은 “이번 수신료 발표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노인들이 (수신료 미납 때문에) 징역형을 받거나 (수신료를 내라고) 집행관들이 문을 두드리는 시절은 끝났다”고 썼다. 

하지만 그는 17일 영국 의회에서 BBC 자금 지원 합의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때는 “BBC 수신료의 미래에 대해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향후 자금 조달 모델이 어떻게 될지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폭을 감안하면 수신료는 금액 대비 가치가 매우 높다”며 프로그램에도 영향이 있을 것을 우려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BBC는 오는 4월 정부와 수신료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정한 수신료는 2027년 12월까지 적용된다.

BBC ‘파티게이트’ 보도에 대한 복수이자 여론 달래기용

수신료 동결이 생활비에 도움이 될 거라는 도리스의 발언은 일부 보수당 의원들에 의해 환영받았지만, 야당 의원들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하원의장 린지호일은 도리스가 의회가 아닌 트위터에서 수신료 관련 발언을 한 데 대해 질책했다.

영국 내에서 도리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정치적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일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캐서린 맥키넬 노동당 의원은 의회에서 “총리를 구하기 위해 위대한 국가 기관을 훼손하고 희생하려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도리스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루시 파월 노동당 의원은 정부가 보리스 존슨 총리의 리더십 붕괴와 관련해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요금이 연 1,200파운드, 세금이 연 3000파운드 오르는데 월 13.57파운드의 수신료가 생활비 위기 문제에 급하고 특별한 사안이냐는 지적이다.

영국 언론 역시 보리스 존슨 총리가 퇴진 압박에 직면하자 이를 타개하려는 방안 중 하나로 그의 측근인 도리스 장관이 수신료 폐지안을 제안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존슨 총리는 2020년 5월 20일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관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BBC는 존슨 총리가 하원에 출석해 술 파티에 대해 사과했을 때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더 타임스>는 “(수신료 동결은) 총리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는 의원들을 달래기 위한 미끼”라며 “BBC를 시작으로 영국 정부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추가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언론 때리기’에 나섰다는 비판이다.

현 BBC 수신료 제도는 2027년 말까지는 왕실 칙서에 따라 보장된다. BBC 칙허장은 2027년까지 BBC 수신료 모델을 보장하는데 2028년 이후 수익모델은 2024년 총선 이후 구성된 새정부와 협상하게 된다. 즉 수신료 모델 유지 여부는 새 정부가 판단한다는 얘기다.

주대우 KBS 영국 통신원이 지난달 31일 작성한 공영미디어연구소 <영국:BBC 칙허장 중간평가로 인한 BBC 경영 방향성에 변화 예상>에 따르면, 영국 내 공영방송의 수익모델에 대한 의견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주 통신원은 “ITV나 채널4의 경우 광고 수입을 통해 공영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기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공영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왜 BBC만 연 159파운드(한화 약 20만 원)에 달하는 수신료를 지불하고 공영방송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BBC 수익모델 변화에 대한 지속된 논의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영국 사회는 수신료보다 더 나은 공영방송 수익모델을 찾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영국 하원의원들은 정부가 BBC에 자금을 지원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해 2038년까지 TV 수신료를 지불하게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하원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다음 헌장 기간(2028년~2038년) 동안 수신료 모델을 대체하는 비용을 고려할 때, 수신료를 유지하는데 선호하는 선택지”라며 “정부는 의회에 상정할 수 있는 수신료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내놓거나 적어도 다음 헌장 기간까지 현행 모델을 강력히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영국 하원 "2038년까지 BBC 수신료 모델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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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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