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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MBC 소송' 김기현 "징벌적손배제는 재갈물리기"김기현, '울산시장 부동산 의혹' 보도 소송 패소…"권력자들은 지금도 민·형사 소송으로 압박"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7.27 09:3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울산시장 시절 자신에 대한 부동산 의혹을 보도한 울산MBC PD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최근 김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언론 재갈물리기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가 울산MBC PD를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상 소송은 지난달 8일 김 원내대표 측이 민사소송 항소를 포기하면서 종결됐다. 형사고소가 시작된 지 3년여 만이다. 

2018년 3월 18일 울산MBC '돌직구40' <시장님의 부동산>편 방송화면 갈무리

김 원내대표는 2018년 4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박 모 PD를 형사고소 했으나 울산지방검찰청은 2018년 12월 '혐의없음' 결정했다. 울산지검은 울산MBC 보도에 대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 허위성에 대한 인식도 있었다고 하기 어려우며, 낙선 목적이 있었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 원내대표 측이 2년여에 걸쳐 재정신청·항고·재항고했지만 검찰은 모두 기각했다.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은 지난 5월 25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해당 민사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제11민사단독(이은정 판사)은 "이 사건 방송에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울산MBC가 ▲경매를 받아 부동산 투기를 하였다 ▲울산시 고문변호사 지위를 이용해 KTX역 인근 땅을 매입하였다 ▲KTX역 연결 도로 개설 계획시 원고 소유 땅이 편입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지위를 이용해 개발정보를 입수, 백화점 인근 부동산을 매수하였다등의 허위사실을 보도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고,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울산MBC 보도가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볼 수 없고, 언론의 역할인 공익적 목적 외에 김 원내대표를 비난하기 위한 목적이나 동기가 있었다고 볼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김 원내대표에 대해 "국회의원과 울산시장을 지낸 공적 인물로 부동산을 취득·관리하는 과정은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면서 박 PD가 공적 인물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대한 언론의 감시기능을 정당하게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박 PD가 김 원내대표측에 해명 인터뷰를 요청하고, 공문을 보내는 등 반론권을 보장하려 했던 점을 강조하며 "피고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진실한 사실이거나 적어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방송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법원은 김 원내대표가 문제로 제기한 울산MBC 보도내용에 대해 ▲원고의 부동산 취득이 많았다는 것은 사실에 부합 ▲경매로 취득하였다는 것은 주된 내용이 아님 ▲방송내용 자체로 원고가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단정하는 부분은 없음 ▲울산시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던 1998년 해당 토지를 매입한 사실 ▲울산시장 재직시절인 2015년 KTX역 연결 도로를 국비로 개통하겠다고 인터뷰한 사실 ▲인터넷에 KTX 역세권 개발이 원고의 땅 때문이라는 취지의 글이 있는 사실 ▲백화점 인근 원고 토지 매입시기와 개발시기가 유사 등의 이유를 들어 "방송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인터뷰 요청에 '내용증명'… 의문의 협박까지

지난 2018년 3월 18일 울산MBC '돌직구40'은 <시장님의 부동산>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통해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의 핵심 내용은 ▲울산 울주군 삼동-KTX울산역 간 도로사업 부지에 김기현 시장 소유의 토지가 있다 ▲김기현 시장은 2015년 KTX 연결 도로를 국비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김기현 시장 소유 상가건물 관리인이 별정직 5급 수행비서인 김모씨로 등록돼 있어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 등이다. 

방송에는 울산시청의 취재 비협조, 보도 압박, 소송 시사, 발신지를 알 수 없는 협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울산시청 공보관실 측은 "대부분 기자들도 다 (울산MBC 보도를)우려하고 있다. 다른 분들도 내용을 대충 아는데 그게 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고 있다"며 "지금 시기에 이게 과연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느냐, 이런 것들은 언론이 잘 알지 않나. 언론이 어떻게, 얼마나,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그런 영향도 사실 생각해야 된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울산MBC 해명 인터뷰 요청 공문에 대해 '내용증명'을 보냈다. 김 원내대표는 내용증명에서 "재산 관리문제에 관하여는 2014년 선거에서 충분히 검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요청한 인터뷰내용은 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인터뷰 요청을 하는 것은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어 더이상의 취재요청에 응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본인 의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본건과 관련해 왜곡되거나 허위의 사실이 보도될 경우 법적 절차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PD는 울산시청 비서실 방문 다음날 협박전화를 받기도 했다. 익명의 발신자는 박 PD에게 전화를 걸어 "본인은 오토바이 사고 크게 내고, 특정후보 떨어뜨리려고 이래도 됩니까?"라고 했다. 취재진 확인결과 공중전화를 통한 협박이었다. 

2018년 3월 18일 울산MBC '돌직구40' <시장님의 부동산>편 방송화면 갈무리

"언론 재갈물리기" 

김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 징벌적 손배제 등에 대해 "언론 재갈물리기법"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고의성 판단 기준이다. 여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고무줄 잣대가 될 게 뻔하다"며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마구잡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재갈을 물리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권력자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뉴스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우기고 동조할 것이다. 물론 권력자들은 관련 자료 제공을 거부하거나, 숨기거나 또는 관계자를 협박해 진실규명을 막을 것"이라며 "진실을 밝히는 데 엄청난 난관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언론이 권력 심기를 살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집권 세력의 '언론 겁박용' 규제법안이 날치기 강행시도 문턱에까지 가 있다"며 "정권의 시녀화로 언론을 만들어가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울산MBC 박 PD는 23일 미디어스에 "정치적 제스처이기도 하겠지만, 본인이 취했던 행동과는 대척점에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PD는 "권력자들은 지금도 충분히 민사·형사로 언론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이 완비되어 있는데 징벌적 손해배상 등이 적용된다면 이중처벌이 될 수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은 선출직이나 고위공직자 말고, 언론에 의해 피해 본 일반 시민들이나 단체 등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PD는 중앙언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중소매체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권력감시 기능에 더 큰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PD는 "작은매체, 지역매체는 소송이 걸리면 혼자 대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권력자들은 변호사 한 명 선임해놓고 돈만 보내면 되는데, 싸움 자체가 안 된다"면서 "징벌적 손해배상 논의를 보면서 '나는 어떡하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중소매체는 권력자들에게 입 대지 말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박 PD는 "지역은 중앙에 비해 정치적 구도가 편향돼 있어 견제와 균형이 잘 안 되어 있는 곳이 많다"며 "이런 정치구도에서 견제를 하려면 언론 개인이든 조직이든 반대를 무릅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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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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