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전종덕 진보당 의원, 성남지역 시민단체가 "성남시의료원을 악의적 정치공세로 폄훼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기인 사무총장은 당장 정계를 은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의료원 공공성 훼손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시의료원은 22년 전 구도심 종합병원 폐업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시민들이 땀과 눈물로 만든 공공병원"이라며 "개혁신당이 성남시의료원 설립을 위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시민권 행사를 폭력으로 왜곡·악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9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9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20일 SNS에 2004년 '성남시의회 본회의장 몸싸움' 사건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당시 공공병원 설립을 주도했던 이재명 대통령과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이 사무총장은 "이재명이 나서면 김현지가 뒤따르고, 김현지가 가로막히면 이재명이 수첩을 휘두르며 몸싸움을 벌이고 공무원들에게 상욕을 퍼붓는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김현지 실장은 단순한 본체와 부속품의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번 영상에서 드러난 것처럼 김현지 실장은 다소곳이 일만 하는 분은 아니고 능동적으로 이 대통령의 전위부대 역할을 했다"며 "다른 증언과 영상 자료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 김 실장은 '성남시립병원 설립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에서 각각 공동대표와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시민추진위가 2004년 3월 성남시민 약 2만 명의 서명을 받아 발의한 시립의료원 설립 조례안이 당시 한나라당이 장악한 시의회에 가로막혔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성남시립의료원 설립을 '1호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했다.

"시민 건강·생명 안중에 없어" 

장지화 성남시의료원 위탁운영 반대 및 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기인 사무총장이 22년 전 시민운동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이재명 대통령과 성남시민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 공동대표는 "대선 때부터 알아봤다"며 "이준석 대표는 뜬금없이 성남시의료원에 방문하더니 정신과 폐쇄병동으로 쓰려고 비워둔 곳에 가서 사진을 찍고 병원의 실상을 날조해 이재명 후보와 성남시민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1일 당시 대선 후보인 이 대표는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해 "병상 500개 중 200개가 방치돼 있다"며 "전형적인 치적쌓기 정치"라고 주장했다.

장 공동대표는 "이기인 사무총장은 성남 출신인데 성남시의료원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며 "병원 하나 없어 힘든 시민들이 병원 만들겠다고 이름을 한 자 한 자 적어서 서명했는데 성남시의회에서 47초 만에 날치기로 부결시키고 시의회장과 시의원들이 뒷문으로 도망갔다. 이 상황을 안 시민들이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져서 비폭력으로 항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시의료원 (연합뉴스)
성남시의료원 (연합뉴스)

신옥희 전 성남시의료원 시민이사는 "2003년 성남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종합병원인 인하병원과 성남병원이 적자를 이유로 하루아침에 문을 닫았다. 인구 50만 명의 본시가지 시민들은 응급상황에서 찾아갈 수 있는 병원 하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응급상황에서 아이를 얻고 뛰었던 부모들과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한겨울에 주민등록번호 한 자리 한 자리를 적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신 전 이사는 "성남시의료원은 어느 한두 명이 만든 병원이 아니다. 인하병원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이 담겨 있고, 돈이 없어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서민들의 설움이 담겨 있다"며 "시민의 건강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 협잡꾼 이준석과 이기인은 성남시민 앞에 사죄하라"고 했다.

성남시는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을 추진 중이다. 성남시는 성남시의료원이 핵심 진료 역량을 축적하지 못해 대학병원 위탁운영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국민의힘 소속)은 지난달 30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성남시의료원 대학병원 위탁운영 승인을 조속히 결정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민간위탁은 공공성 포기 선언"이라며 복지부에 "성남시의료원의 민간위탁 추진을 불허하라"고 요구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성남시의료원은 2020년 7월 개원 이후 안정적 체계를 갖추기도 전에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맡았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했고 윤석열 정부 시기 손실 보상금이나 회복 지원금도 없이 운영됐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사장이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병원장을 20개월 넘게 공석으로 두는 등 병원 정상화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며 "이중고를 겪으며 병원을 운영해 왔는데 이준석 대표 등은 공공병원에 대한 지원은커녕 악의적 정치공세로 시민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고 성남시의료원을 폄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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