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극우 전한길 씨의 '대구시장 양보' 발언에 대구·경북 지역신문이 발끈했다. 이들은 전 씨가 대구시장 자리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며 전 씨와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씨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방송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차기 대구시장 후보로 지목해 파문이 불거졌다. 전 씨는 "내년 대구시장에 이진숙과 전한길 중 누가 공천을 받게 될지"라는 김광진 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의 SNS 글에 "이 위원장은 저의 경북대 선배다. 저는 공천 같은 것 안 받지만 설령 공천받는다 해도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면 무조건 양보한다"고 말했다.

매일신문은 지난달 29일 <"전한길 '대구시장 양보' 발언 가관...공천된듯 허장성세" 김근식 직격>에서 '친한계'인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전 씨를 맹비난한 SNS 글을 인용했다. 김 위원장은 "대구시장직을 양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가관"이라며 "윤 어게인 외치는 전한길류 훌리건 당원 표심이 과연 내년 대구시장을 선출하는 민심과 같은 방향일까. 대구시장 후보도 전한길에 끌려다닌다면 낙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영남일보는 1일 <[사설] 국민의힘, 내년 지방선거도 전한길에 끌려 갈 것인가>에서 "문제는 전씨가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영향력에 기대보려는 사람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는 국민에게 심판받는 자리다. 강성 지지층에 읍소하기보다 중도까지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더 많은 국민정서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전씨에게 당의 생존을 맡길 수 없다"며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광역단체장을 석권하겠다는 민주당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전 씨의 혀끝에서 놀아나지 않는 것임을 국힘 지도부가 명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남일보는 지난달 31일 <[News Views] 전한길이 이진숙에 양보? 조롱거리 된 野… '대구시장' 공천에 TK 정치권 부글부글>에서 TK 의원의 말을 빌려 전 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영남일보는 "TK 의원들은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했지만 분노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며 "전 씨와 엮이길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됐다"고 전했다.
한 TK 의원은 "대구시당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고 다른 지역 의원은 "정작 이진숙 위원장은 가만히 있는데 오히려 본인이 너무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전 씨를 직격했다. TK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리 특정 정당 독식이 이어지는 곳이라지만 230만 대구시민의 의사를 내버려두고 시민을 대표하는 자리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시하는 처사"라며 "제대로 된 대응이 없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구시민 무시하는 처사...불쾌하기 그지없어"
경북매일신문도 지난달 31일 <"차기 대구시장 자리를 조롱거리로 삼지말라">에서 "대구시민 입장에서는 (김 전 부시장의 발언이) 불쾌하기 그지없었다"며 "김 전 부시장이 두 사람을 거론한 것은 대구가 그만큼 '골통 보수'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희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들은 이 위원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런 대구 정치판이 다소 불안하고 답답함을 지울 수 없다. 지역을 잘 아는 인사가 시정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며 "이제 국민의힘 공천을 바라는 예비후보들이 나설 때도 됐다. 지금의 눈치 보기 정치를 지속한다면 이진숙 위원장의 가능성만 더 높여 줄 것이라는 사실도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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