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극우 전한길 씨의 '대구시장 양보' 발언에 대구·경북 지역신문이 발끈했다. 이들은 전 씨가 대구시장 자리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며 전 씨와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씨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방송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차기 대구시장 후보로 지목해 파문이 불거졌다. 전 씨는 "내년 대구시장에 이진숙과 전한길 중 누가 공천을 받게 될지"라는 김광진 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의 SNS 글에 "이 위원장은 저의 경북대 선배다. 저는 공천 같은 것 안 받지만 설령 공천받는다 해도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면 무조건 양보한다"고 말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8월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8월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신문은 지난달 29일 <"전한길 '대구시장 양보' 발언 가관...공천된듯 허장성세" 김근식 직격>에서 '친한계'인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전 씨를 맹비난한 SNS 글을 인용했다. 김 위원장은 "대구시장직을 양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가관"이라며 "윤 어게인 외치는 전한길류 훌리건 당원 표심이 과연 내년 대구시장을 선출하는 민심과 같은 방향일까. 대구시장 후보도 전한길에 끌려다닌다면 낙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영남일보는 1일 <[사설] 국민의힘, 내년 지방선거도 전한길에 끌려 갈 것인가>에서 "문제는 전씨가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영향력에 기대보려는 사람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는 국민에게 심판받는 자리다. 강성 지지층에 읍소하기보다 중도까지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더 많은 국민정서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전씨에게 당의 생존을 맡길 수 없다"며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광역단체장을 석권하겠다는 민주당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전 씨의 혀끝에서 놀아나지 않는 것임을 국힘 지도부가 명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는 지난달 31일 <[News Views] 전한길이 이진숙에 양보? 조롱거리 된 野… '대구시장' 공천에 TK 정치권 부글부글>에서 TK 의원의 말을 빌려 전 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영남일보는 "TK 의원들은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했지만 분노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며 "전 씨와 엮이길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됐다"고 전했다.

한 TK 의원은 "대구시당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고 다른 지역 의원은 "정작 이진숙 위원장은 가만히 있는데 오히려 본인이 너무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전 씨를 직격했다. TK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리 특정 정당 독식이 이어지는 곳이라지만 230만 대구시민의 의사를 내버려두고 시민을 대표하는 자리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시하는 처사"라며 "제대로 된 대응이 없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구시민 무시하는 처사...불쾌하기 그지없어" 

경북매일신문도 지난달 31일 <"차기 대구시장 자리를 조롱거리로 삼지말라">에서 "대구시민 입장에서는 (김 전 부시장의 발언이) 불쾌하기 그지없었다"며 "김 전 부시장이 두 사람을 거론한 것은 대구가 그만큼 '골통 보수'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희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민들은 이 위원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런 대구 정치판이 다소 불안하고 답답함을 지울 수 없다. 지역을 잘 아는 인사가 시정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며 "이제 국민의힘 공천을 바라는 예비후보들이 나설 때도 됐다. 지금의 눈치 보기 정치를 지속한다면 이진숙 위원장의 가능성만 더 높여 줄 것이라는 사실도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