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여당에서 박장범 KBS 사장이 앵커 시절 폭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체코 원전 수주를 찬양하는 앵커 멘트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윤석열 정부 시절 KBS가 전 정부보다 두 배가량 많이 통일교 관련 광고·보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난해 7월 17일 KBS <뉴스9>의 윤석열 정부 체코 원전 보도를 소환했다. 이 의원은 “수도권에 물폭탄이 떨어져 MBC, SBS 지상파뿐 아니라 채널A까지 모두 메인 뉴스 톱으로 (보도했다)”며 “그날 KBS는 체코 원전을 뉴스 톱으로 세 꼭지로 전했다. ‘지난 정부 시절 한국의 원자력 산업은 고사 위기로까지 내몰렸지만, 이제는 세계 시장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됐습니다’ 이게 당시 박장범 앵커 멘트인데 직접 쓴 것이냐”고 물었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게재한 자료(사진=KBS 유튜브 영상 갈무리)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게재한 자료(사진=KBS 유튜브 영상 갈무리)

박 사장이 ‘직접 앵커 멘트를 작성했다’고 말하자 이 의원은 “지금 불공정 계약이라고 나오는데, (윤석열 정부를)찬양하는 앵커 멘트를 직접 쓴 것”이라며 “(뉴스) 큐시트는 안 짰겠지만 타사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원전 보도를 앞에 세 꼭지하고, 수해 보도를 한 뒤, 또 원전 수주를 찬양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박 사장은 “뉴스 큐시트는 앵커의 권한 밖”이라며 “부장단의 편집회의 결과를 존중하고, 보도한 시점에서 한참 뒤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고 앞서 보도한 내용을 평가하면 기자들이 미래에 대한 예측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7월 17일 KBS <뉴스9>의 체코 원전 수주 보도는 <체코,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 선정>, <'K-원전' 유럽에서 통했다… 강점은?>, <유럽 수주전 '청신호' 켜졌다… '릴레이 수주' 가능?> 등으로 당시 박장범 앵커가 멘트를 직접 작성했다.(관련기사 ▶ '원전 굴욕 계약'이 소환하는 KBS·박장범의 'K-원전' 상찬)

그는 ▲체코 원전 입찰에서 한수원이 우선 협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우리의 원전 기술이 유럽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정부 시절 한국의 원자력 산업은 고사 위기로까지 내몰렸지만 이제는 세계시장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됐다 ▲특히 유럽 각 나라들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원전을 잇따라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거대한 유럽의 신규 원전 건설 시장에 한국형 원전의 도전은 시작됐다고 치켜세웠다. 

이 의원은 “현재 구속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가 밀어서 박장범 사장이 됐다고 모든 국민들이 믿고 있다”며 “여기에 대해 책임을 못 느끼냐. 대담을 하면서 아부를 떨고 김건희 라인에 서니까 사장이 됐다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박 사장은 “12월에 계엄 사태가 있었는데, 제가 그걸 어떻게 예측하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김건희 라인 주장에)동의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성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게재한 자료(사진=KBS 유튜브 영상 갈무리)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게재한 자료(사진=KBS 유튜브 영상 갈무리)

김우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KBS가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해 두 배 이상 통일교 관련 보도와 광고를 실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KBS는 12건의 통일교 관련 보도를 방송했다. 이랬던 게 2022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30건으로 늘었다. 지난 3월 17일 KBS <1박 2일> 중간광고로 통일교의 천원궁 광고가 송출됐다.  

김 의원은 “요즘 통일교가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에게 로비했다는 권력형 비리 의혹에 연루돼 있는데, KBS 사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박 사장은 “특정 보도에 대해 개별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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