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불공정 계약·재방료 가로채기 혐의를 받는 '나는 솔로' 제작·연출자 남규홍 PD에 대해 반년째 '조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지난 4월 작가들에게 불공정 계약서를 강요하고 재방료를 가로채려 한 혐의로 남규홍 PD를 문체부에 신고했다. 문화예술인이 문체부에 신고한 권리 침해 사건 중 처리된 사건은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나는 솔로' 작가들은 지난 2월 재방료를 지급받기 위해 남규홍 PD에게 용역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작가들은 남규홍 PD가 저작관 관련 부분이 수정된 계약서를 전달하자 항의했다. 이에 남 PD는 '작가들이 한 게 뭐가 있다고 재방료를 받냐'며 자신과 PD, 딸의 이름을 작가명단에 올렸다고 한다. '나는 솔로' 작가들은 지난 7월부로 전원 퇴사했다. 

남규홍 PD (사진=연합뉴스)
남규홍 PD (사진=연합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남규홍PD 신고 사건 처리 상황을 확인한 결과, 문체부의 사건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었다. 문체부는 예술인권리보장법에 따라 ▲신고인·피신고인·참고인 등 4차례 조사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 분과위원회 상정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 전체회의 상정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아직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의 구제조치 심의·의결 확정, 피신고인에 대한 의견청취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는 얘기다.  

강유정 의원실이 문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시행된 2022년 9월 24일부터 올해 10월 2일까지 예술인 신문고에 접수된 사건은 총 356건이다. 이 중 위원회에 계류 중인 사건을 제외하면 163건이 처리돼 45.8%의 처리율을 나타냈다.

사건당 처리 소요기간은 반년 이상인 평균 209.8일으로 문체부의 인력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게 강유정 의원실 설명이다. 현재 예술인 신문고에 접수된 사건을 조사·처리하는 인력은 문체부 공무원 3명뿐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인력 80명, 체육계 인권침해·비리 사건 조사관 22명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부족한 인력 규모라는 지적이다. 

강유정 의원은 "예술인들이 피해를 신고해도 조사관 인력 부족으로 제때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속되고 가해자들에게는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규홍 PD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앞에 국회 출석요구서가 쌓여있다 (강유정 의원실 제공)
남규홍 PD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앞에 국회의 출석요구서가 놓여있다 (강유정 의원실 제공)

한편, 24일 국회 문체위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남규홍 PD는 출석요구서 수령을 회피하고 있다. 강유정 의원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국회에서 남규홍PD의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에 3차례 방문했으나 문이 잠겨 있어 관련 서류만 놓고 왔다고 한다. 

강유정 의원은 지난 18일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만약 남규홍 PD가 24일 국정감사장에 불출석한다면 그 즉시 국정감사에 앞서서 남규홍 PD 고발 건을 안건으로 올려주셨으면 하는 요청을 드린다"고 말했다.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남규홍 PD는 위원회 차원에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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