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인권단체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향해 '성소수자 혐오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인물을 권익보호특별위원회 위원에 임명했다'고 규탄했다. 

지난달 20일 방통심의위는 권익보호특위 위원으로 김인영 전 KBS 보도본부장을 임명했다. 방통심의위는 권익보호특위 역할을 “방송·통신 심의 관련 성평등 실현,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 차별·혐오 방지 및 이용자 권익보호에 대한 자문 등 수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임명된 방통심의위 권익보호특위 위원들. 왼쪽에서 일곱째 인물이 김인영 전 KBS보도본부장이다.(사진=방통심의위)
지난달 20일 임명된 방통심의위 권익보호특위 위원들. 왼쪽에서 일곱째 인물이 김인영 전 KBS보도본부장이다.(사진=방통심의위)

김인영 권익보호위특위 위원은 반동성애 단체인 ‘차별금지법바로알기 아카데미’(차바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소수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인권보도준칙 폐지’를 주장하는 복음언론인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김 위원은 임명 이후에도 관련 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에이즈와 동성애를 연관 짓는 영상을 게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은 3일 논평을 내어 “그는 성소수자 혐오적인 주장들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콘텐츠를 쏟아내는 유튜브 채널 운영 단체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면서 "이 채널은 성소수자 혐오선동, 반페미니즘, 무슬림을 포함한 인종차별적 내용이 흘러 넘친다”고 밝혔다. 

김인영 전 KBS 보도본부장이 '2022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차별금지법바로알기 아카데미 유튜브 영상 갈무리)
김인영 전 KBS 보도본부장이 '2022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차별금지법바로알기 아카데미 유튜브 영상 갈무리)

그가 게재한 영상은 <AIDS에 마약까지> <동성애 세상되나> <감염만 돼도 기대수명 30년 준다> <동성애와 거짓말> <언론재갈 인권보도준칙> <청소년 성교육 어디까진가> <막시즘과 성혁명 세상> <동성애와 문화제국주의> 등이다. 

김 위원은 지난 1일 개최된 <국제로잔의 총체적선교 운동과 차별금지법에 침묵함에 대한 한국교회의 복음적 대응 세미나> 환영사에서 “하나님이 차별금지법도, 학생인권조례, 나쁜 교과서, 동성애·젠더주의 이런 성혁명을 대한민국에서 다 막아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차별금지법 반대’ 강의를 열기도 했으며 지난해 <2022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집회에서 “문명의 붕괴는 성윤리 타락에서부터 시작되고 첫걸음은 동성애”라며 “공영방송과 일부 언론은 동성애를 옹호하고 확산시키는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라고 노골적으로 편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인들을 향해 “인권보도준칙을 반납해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되찾아라”며 “이제 동성애의 위험성, 에이즈의 위험성에 대해 보도해달라. 우리 가정과 사회 나라가 언론인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차바아는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성경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얼토당토않은 내용부터 이미 인권침해라고 규정하고 있는 전환치료와 탈동성애까지 담고 있는 매우 심각한 내용까지 주장하고 있다”며 “해당 단체의 성소수자 혐오 내용뿐 아니라, 특정 종교를 바탕으로 하는 여러 단체의 임원을 맡고 있다는 사실로도 김 위원은 위원직을 맡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방통심의위는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을 위해 설립’됐다”면서 “설립 목적에도 반하는 문제적 인물을 임명한 방통심의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권익보호특위는 방통심의위에서도 소수자 인권보호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김 위원의 전력과 활동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부터 방통심의위까지, 투쟁하며 세워온 제도적 기구에서 인권의 원칙이 무너지는 상황을 연일 목도해야 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감추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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