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KT 기지국의 성능불합격 결과를 무시하고 KT 민원을 수용해 규제를 완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KT의 무선국 성능불량률은 다른 이동통신사와 비교해 최대 11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KT에 사기 당한 과기정통부 장관>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이종호 장관이 KT 민원을 듣고 무선국(기지국) 규제완화를 추진했으나, 검사제도를 완화할 수 없을 정도의 성능불합격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22년 7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 통신3사 CEO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22년 7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에 참석, 통신3사 CEO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과기정통부=연합뉴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1일 이통사에 중간요금제 출시를 당부하기 위해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이통3사 CEO 간담회'에서 KT는 무선국 변경검사 개선을 정부에 건의했다. '기지국'으로 불리는 이동통신용 무선국은 새로 설치할 때 10% 표본만 검사하는 준공검사, 변경사항이 있을 때 전수검사하는 변경검사가 이뤄진다. KT는 변경검사를 전수검사에서 표본검사로 바꿔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해 표본검사로 제도를 변경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보도자료에서 "디지털산업 활력제고를 위한 전파 규제혁신 방안"이라며 "이동통신용 기지국의 변경검사에서도 전수검사 방식 대신 표본추출 방식으로 검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무선국 변경검사 결과 KT의 성능불합격 비율은 11.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638개소가 변경검사를 받았는데 이 중 530개소가 불합격을 받았다. 같은 시기 타 이통사 성능불합격 비율은 SKT 1.05%, LGU+는 4.96%였다. 정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며 참고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연간 통계"라며 "(KT 무선국은)열 번에 한 번 성능불량인 셈인데, KT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통화품질에 더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료제공=정필모 의원실)
(자료제공=정필모 의원실)

KT는 2022년에도 8.37%의 성능불합격 비율을 기록했다. SKT가 0.38%, LGU+가 0.93%로 개선된 것과 대비된다. 

정 의원은 "성능 불합격이 다수 발생하는데 검사제도를 완화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과기정통부가 KT를 일부러 봐준 것이 아니라면, KT가 과기정통부를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무선국 검사제도의 목적이 이용자에게 좋은 통화품질 제공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제라도 시행령을 원래대로 돌려 무선국 검사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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