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는 세계적 문제"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말참견 하지 말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반응에 한국 정부도 중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한중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20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이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라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며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했다.

왕 대변인은 "대만해협 정세와 지역의 평화·안녕을 수호하려면 대만 독립과 외부 간섭을 명확히 반대해야 한다"며 "한국 측이 중·한 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제대로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 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질과 경위가 완전히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윤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긴장상황에 대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며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세계적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의 반발에 한국 외교부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했다. 장호진 1차관은 "윤 대통령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무례한 발언을 한 것은 외교적 결례임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상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며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은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은 한미동맹에서 종속국이고, 최근 몇 가지 사건을 통해 양국 관계가 불평등하다는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이 때문에 한국이 겸허하게 한미동맹 강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왕쥔성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한국은 한미동맹을 통해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을 결집해 중국을 억제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고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을 압박할 것"이라며 "이것은 한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게 아니라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