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란 외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에 대해 ‘비외교적’이라고 비판하며 한국 정부의 공식 설명을 요구했다. 국내 중동 전문가는 "윤 대통령이 신중하게 발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최근 간섭적인 발언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15일 오후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격려하면서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합동훈련을 하고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형제 국가인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다.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카나니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과 UAE를 포함한 페르시안‧걸프만 국가 간의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또 긍정적인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카나니 대변인은 이 사안을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였다"면서 "현재 한국과 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전문가는 이번 윤 대통령의 발언이 UAE와 이란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조정현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7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UAE와 이란이 영토 분쟁과 핵 문제 등으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편으로 실리적 경제 관계를 확대하기 위한 평화적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란은 UAE의 주요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수출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많은 중동 전문가들이 윤 대통령이 양자 관계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발언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며 “일단 이란이 한국의 공식입장을 요구했으니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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