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결렬되자 조선일보가 “국민의 뜻을 저버렸다”고 윤석열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이 안철수 후보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다른 정치세력과 연대·협력 없이 권력을 독차지하겠다는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정치적 공통점이 없는 두 후보가 정권교체만을 목적으로 단일화를 시도한 것을 두고 '권력 나눠먹기'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13일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후보를 결정하자고 제안했지만, 윤석열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일방적으로 양보해줄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협상에 나서지 않자 안 후보는 20일 단일화 제안을 전격 철회했다. 안 후보는 “제1야당의 이런저런 사람들이 끼어들어 단일화 제안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21일 사설 <단일화 시간만 끈 尹, 정권교체와 거꾸로 간 安>에서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에 제대로 답한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은)공식 협상팀을 꾸리지도 않았다. 국민의힘 대표와 최고위원은 안 후보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러니 안 후보가 ‘제 진심이 무참하게 짓밟혔다’고 하지 않았겠나”라면서 “안 후보가 스스로 주저앉기를 바라며 시간만 끌었다. 이건 단일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다른 정치세력과 연대·협력 없이 권력을 독차지하겠다는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다”며 “윤 후보 지지층 중에는 정권교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지한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단일화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민 뜻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안 후보의 결렬 선언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단일화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윤 후보가 진심을 보인다면 안 후보의 생각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50% 넘는 국민들은 두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정치 불신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정책·비전 공유 없이 ‘정권교체론’만을 가지고 단일화를 논의한 것은 ‘정치공학적’ 계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단일화 논의는 처음부터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지도 않고, 시간을 두고 깊은 협의를 나눈 것도 아니며, 선거를 불과 20여 일 남겨두고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목적으로 한 정치공학적 단일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쟁 후보들이 손을 잡는 것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그러나 국민들이 명분에 동의할 수 있는 단일화여야 한다. 어느 집단이 권력을 잡느냐는 것 외에 지향점이 없는 단일화 논의는 결국 권력 나눠먹기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렇게 해서는 단일화가 이뤄지기도 힘들뿐더러, 설령 단일화에 성공하더라도 훗날 더 큰 분란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4자 대결의 틀이 갖춰진 만큼, 후보들이 정책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안철수의 완주 선언, 후보들은 미래·리더십 경쟁하라>에서 “결과적으로 두 후보가 단일화 필요성과 유불리 시점만 저울질하다 협상테이블도 차리지 못하고 끝난 꼴이 됐다”며 “보수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대선판을 흔들 선거공학적 변수는 사라지거나 약해졌다.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제시하며 정면승부로 자신에게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 국민의 선택을 받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사설 <安 단일화 결렬 선언, 각 후보 정책·비전으로 승부해야>에서 “후보자의 식견과 자질을 가려야 할 선거운동 기간이 단일화 논의에만 매몰되는 변수는 사라진 셈”이라면서 “단일화 변수가 사라지면서 '2강 1중'의 대선 구도가 보다 분명해졌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각 후보들은 자신의 비전과 정책으로 당당하게 경쟁해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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