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인턴기자] MBC ‘2020 도쿄올림픽’ 방송 사고에 대한 ‘의견진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위원회는 24일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만큼 제작진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MBC는 23일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단행했다. 민병우 보도본부장은 방송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송민근 스포츠국장은 교체됐고, 조승희 MBC플러스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는 ‘엄중 경고’ 처분을 받았다. MBC는 이번 일을 계기로 ‘MBC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소위에서 이상휘 위원은 “단순한 데스킹 실수가 아닌, 근본적으로 MBC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공영방송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했다. 이것이 의도적이지 않으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MBC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에서 일부 국가에 대해 부적절한 자막 소개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방심위는 MBC에 법정제재 ‘주의’ 처분을 내렸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MBC 중계방송 화면

윤성옥 위원은 “올림픽 중계 방송에서 참가국에 대한 편견을 주는 소개는 문제가 있다”면서 “방송 진행 중에 (진행자가) ‘내전 중이지만 올림픽으로 국민들이 위안을 받기를 바란다’거나 ‘(해당 국가) 국민들에게 많은 응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이 방송이 해당 국가를 모독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된다”며 “MBC가 이례적으로 사장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윤 위원은 MBC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위원들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민영 위원은 “2008년에 문제가 한번 됐었는데도 다시 이런 상황이 생기고 논란이 커졌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MBC가 대사관에 사과 공문을 보냈고, 방송 직후 사과했다는 점을 감안해 법정제재 사안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 역시 ‘의견진술’에 동의했다.

황성욱 위원은 “국민적 관심사가 뜨거운 올림픽에서 이루어진 일이었고, 외신을 통해서도 문제가 됐다”며 “MBC가 자체조사한 것은 알고 있지만 방심위에서 MBC 입장에 대한 진술을 들어보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일단 의견진술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견진술 절차는 법정제재를 내리기 전 방송사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말한다.

방송소위 위원들은 올림픽 축구 중계에서 상대 선수를 조롱한 MBC 자막에 대해 다수의견으로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이광복·황성욱·이상휘 위원은 ‘권고’ 의견, 윤성옥·정민영 위원은 ‘의견제시’ 입장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소위는 질병을 희화화한 JTBC ‘친절한 진료실’에 대해 만장일치로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지난 3월 15일 방송에서 진행자들은 갑상선암 종류를 설명하는 과정 중 “왜 유두라는 이름을 썼냐”, “화산이냐”, “역대 병 이름 중에 제일 재밌다” 등의 발언을 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해당 프로그램이 ‘병명을 희화화했다’고 비판했다.

이상휘 위원은 “(해당 방송이) 실제 환자들에게 엄청난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정보성 프로그램으로 봐야 한다”며 “프로그램이 대중화됨으로 인해 수용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접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환자들이라든가 환자 가족들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지만, 방송의 다양성 차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민영 위원은 “아마 갑상선암이 상대적으로 조금 가볍게 다뤄지는 암이다보니 제작진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방송을 했던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황성욱 위원은 의견제시 의견을 밝히면서도 방송사가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은 “암 환자들에게 암이라는 것은 엄청난 정신적 고통”이라며 “아프지 않은 사람들의 관점에서 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JTBC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송내용 중 갑상선암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한 진행으로 불쾌함을 느끼셨을 분들과 특히 감상선암 환우분들과 그 가족 친지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JTBC는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 영상과 클립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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