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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8시뉴스’ 박수택 환경 전문기자의 빈자리[기자수첩]‘세계 습지의 날’, 박수택 기자가 있었어야할 곳
권순택 기자 | 승인 2010.02.03 15:31

언론매체에서 많이 다루진 않았지만 지난 2일은 ‘세계 습지의 날’이었다. 그리고 바고 그날은 여느 때보다도 SBS <8시뉴스>의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의 빈자리가 컸던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박수택 기자는 ‘습지’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몇 안 되는 혹은 유일한 방송기자다. ‘습지’와 관련된 일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 그곳의 상황과 문제점을 자세히 보도했던 이가 바로 박수택 기자‘였’다. 지금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논설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관련 보도를 할 수 없게 됐지만 말이다.(▷관련기사 : 전문성이 전문기자를 겨누는 구나)

실로 SBS <8시뉴스>에서 ‘습지’와 관련한 박수택 기자의 활약은 대단했었다.

‘습지’, 그곳엔 늘 박수택 기자가 있었다

박수택 기자는 지난해 4월 24일에는 임진강을 찾았다.

   
  ▲ 지난 2009년 4월 24일 SBS '8시뉴스'와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의 모습ⓒSBS  
 
“얕은 물가에서 저어새가 부지런히 부리를 저어댑니다. 근처 모래톱 갈대밭은 재두루미 가족의 쉼터입니다. 한강하구는 바다로 열려 있어 다양한 습지 생태를 이룹니다. 저 뒤의 임진강 초평도는 여울을 끼고 있어서 아름다운 습지 풍광을 이루고 있습니다.”<박수택 기자의 리포트>

그리곤 “이런 곳에 경기도와 파주시가 물길을 넓힌다면서 강바닥을 긁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홍수 피해도 막고 뱃길도 열겠다는 게 경기도의 복안”이라면서 “하지만 이미 임진강 긁어내기는 3년 전에 군 작전에 지장을 주고 멸종위기 금개구리 서식지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중단된 계획”이라고 비판한다. 이어 “제방으로 좁아든 물길을 도로 넓혀 물주머니를 살려내는 방법도 있다. 큰비에 넘치는 물을 모아 홍수도 줄여주고 습지 노릇도 하는 ‘강변 저류지’”라며 “자연에 손을 덜 대면서 홍수 달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정부 정책의 잘못됨을 꼬집는다.

또한 박수택 기자는 지난해 8월에는 강원도 영월을 찾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영월의 한강 상류 지역에 동식물이 살기도 좋고 경관도 뛰어난 ‘습지’가 확인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간 것이다.

   
  ▲ 2009년 8월 영월에 새로운 습지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박수택 기자ⓒSBS  
 
그곳에서 박수택 기자는 “내리벋은 산줄기 둘레로 강줄기가 휘감아 돌아간다”며 “산과 강이 어우러져 우리 땅 한반도 모습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눈치 챘겠지만 그렇다. 지난해 11월 KBS 해피선데이의 <1박2일>에서 한반도 지형과 똑같다면서 소개되기도 했던 선암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강호동보다 박수택 기자가 먼저 그곳을 찾은 셈이다.

‘습지’ 그리고 ‘4대강’ 그리고 박수택 기자

지난해 2월 5일 박수택 기자는 SBS <8시뉴스>를 통해 국토해양부가 각종 매체를 통해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 동영상이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뉴스에서 박수택 기자는 “정부는 (홍보동영상을 통해) ‘낙동강·영산강 하류가 5급수’, ‘4대강 유역에 자연습지는 전무하다’고 주장하면서, ‘물고기가 살지 않는 강’, ‘철새가 찾지 않는 강’이라고 단정해서 말했다”면서 “그러나 환경부 공개 자료에도 낙동강 수질은 2등급, 영산강도 4등급으로 나온다”, “습지보전 람사르 협약에도 강은 그 자체가 습지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8일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마쳤을 때에도 그는 “4대강 사업 문제를 환경부가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비판이 높다”면서 “4대강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천연기념물은 모두 68종으로 조사됐다. 공사 구간의 습지는 100곳인데, 절반이 넘는 54곳이 영향을 받는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 지난 2009년 11월 8일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통과된 당시 보도ⓒSBS  
 
이 밖에 지난해 11월 26일에는 세계최대 환경올림픽으로 꼽히는 국제자연보전연명 IUCN이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WWCC)’를 제주도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이병욱 환경부 차관은 “환경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선도적 위치에 놓이게 되는 쾌거”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박수택 기자는 “개최국으로서 자연 보전 실태는 정부 측 평가와 다르다”며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

“세계적인 새만금 갯벌은 사라졌습니다. 멸종위기 저어새가 찾아든 인천 송도 갯벌은 마지막 매립을 앞두고 있습니다. 조력 발전 계획으로 인천과 강화 주변 바다 생태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영향 받게 될 습지는 107곳이나 됩니다. 자연 보전 목적의 국립공원은 케이블카 설치 문제로 시끄럽고 지리산엔 댐 건설 계획까지 겹쳤습니다. 총회 개최지 제주마저 한라산 케이블카에 해군기지 건설 논란에 들썩입니다.”<박수택 기자의 리포트>

이 밖에도 박수택 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언급한 4대강 사업 관련 발언에 대해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의 기자회견하는 곳에도 취재를 위해 자리잡고 있었다.

2일, 세계 습지의 날에 열린 ‘4대강 사업’ 중단촉구 기자회견

세계습지의 날이었던 2일.

   
  ▲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4대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는 한겨레 보도  
 
부산의 종교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4대강 사업의 주 내용인 보의 설치과 준설, 제방 축조는 낙동강의 주요 습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사업”이라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여러 차례 SBS <8시뉴스>를 통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습지훼손을 걱정했던 박수택 기자였으므로 누구보다 그가 관심을 가졌을 주제다.

또한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3일자 신문 1면에서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하천 주변의 침수 예상 면적을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공개한 마스터플랜 보고서 외에 침수피해 지역 면적을 다르게 표시한 별도의 비공개 문건을 입수했다”면서 “공개된 보고서엔 침수 우려가 있는 저지대 농경지를 17.4k㎡으로 예측했지만 비공개 보고서는 44.8k㎡로 계산됐다”고 밝힌 것이다. 이 또한 4대강 홍보동영상의 잘못됨을 지적했던 박수택 기자로서는 관심을 보였을 사안이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허위보고서와 중단촉구 기자회견이 있었던 세계습지의 날. 어느 때보다도 바빴을 SBS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였을 것이다.

그러나 박수택 환경전문기자가 빠진 SBS <8시뉴스>는 단 한 꼭지의 관련보도도 하지 않았다. “박수택 환경전문기자가 전합니다”라는 앵커의 코멘트가 그리웠던 어제.  SBS <8시뉴스> 속 박수택 기자의 빈자리는 그렇게 너무나도 커보였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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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향신문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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