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JTBC 뉴스룸>과 <썰전>이 만나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흥미롭게도 <썰전>을 녹화하는 동안 <JTBC 뉴스룸>의 속보로 인해 녹화가 중단되는 상황이 됐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렇게 그들은 만났고 진실이 보다 더 선명해지는 이유가 되었다.

언론의 역할을 묻다;
세월호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선명해진 언론의 역할, JTBC의 신뢰 쌓기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순간 괴물은 비대해진다.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이 좌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권력에 지배당한 지상파 뉴스는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 그런 그들에 대한 시민들은 분노는 지난 광화문 광장에서 드러났다. 현장 취재를 위해 나온 KBS의 취재차량에 몰려든 성난 시민들의 분노는 그렇게 그대로 표출되었다.

MBC 역시 취재차량을 몰고 나왔다면 KBS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큰 분노가 MBC를 향해 쏟아졌을 것이다. 그만큼 국민들은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이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갈무리

지상파가 종편화되면서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조중동으로 묶여 비난받는 수구언론 중 하나인 중앙일보가 운영하는 JTBC는 손석희를 통해 변화를 도모했다. 이 변화는 종이 신문과는 여전히 다르다. 중앙일보의 논조는 여전히 그들이 주장하고 견지해왔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그 충돌의 지점에는 언제나 손석희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 보도를 시작으로 JTBC는 기존 방송 뉴스와 완벽한 차별성을 각인시켰다. 다른 방송들이 철저하게 권력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것과 달리, 손석희는 팽목항으로 내려가 현장에서 중계를 하며 기존 방송 뉴스들이 애써 외면한 진실에 다가가려 노력했다. 그렇게 그들은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역시 JTBC가 촉매제가 되어 백만 촛불을 광장에 모이게 했다. 한겨레신문과 조선일보도 이 문제에 집중하기는 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인 태블릿 PC가 <JTBC 뉴스룸>을 통해 공개되기 시작하며 거대한 악의 장막이 걷히기 시작했다.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갈무리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파헤치고 새로운 사실을 꾸준하게 밝히고 있는 <JTBC 뉴스룸>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을 보도하는 핵심이 되었다. 지난 방송에서 그들은 김기춘에 주목했다. 차 병원과 차움 의원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하던 그들은 김기춘이 최순실과 줄기세포 치료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순실은 오래 전부터 줄기세포 치료를 받아왔고, 김기춘 역시 이름을 바꿔가며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박근혜 대통령 공식 라인의 핵심인 김기춘과 비선 라인의 핵심인 최순실이 만나는 지점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김기춘이 어떻게 차움 의원의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최순실이라는 이름과 마주하면 풀린다.

김기춘이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JTBC 뉴스룸>에서 이들의 실체를 보도하기 일주일 전부터 이미 대응 전략을 짰단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그리고 박 대통령이 그 문건 내용 그대로 실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도 이 대응 전략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최순실이 구속 수사를 받는 동안 박 대통령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준재가 김기춘을 중심으로 한 환관들이라는 점은 모두가 짐작하고 있다. 최근 백만 촛불의 저항을 폄하하면서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전략 역시 이미 시나리오에 모두 담겨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들은 최재경이라는 정치 검사 출신 변호사를 민정수석으로 앉혀 이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있다.

JTBC <썰전>

뉴스 프로그램이 아닌 시사 예능 프로그램의 장점을 극대화한 <썰전>에서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분석은 이어졌다. 그들의 분석과 비판은 시청자들이 그동안 방송에서 듣고 싶었던 내용이라는 점에서 속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독단적인 영수회담 제안으로 인해 시끄러웠던 상황에 대한 분석 역시 다양한 시각으로 다가왔다. 어느 때보다 야당 연대가 강력해야 하는 시점에 교감도 없이 독자적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심각했다. 추 대표가 그동안 해왔던 일방적인 행보에 대한 비난 여론은 '영수 단독 회담' 독단적 제안으로 인해 폭발할 수밖에는 없었다.

<썰전>에서도 차움 의원과 관련한 분석이 빠지지 않았다. 김영재 의원이 프로포폴을 20cc 병으로 500개씩 두 번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에만 국한된 이야기다. 성인 남성의 경우 20cc를 다 투약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은 분량이라고 했다. 단순화해도 성인 남성 천 명에 주사할 수 있는 분량이다. 그리고 최순실이 많은 분량을 처방해 갔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JTBC <썰전>

한일군사정보교류와 관련한 유시민의 분노는 국민 대부분이 느끼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유시민 전 장관도 명확하게 밝혔듯 일본을 위한 협정 체결을 왜 이렇게 빠르게 추진하는지 알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이유도 일본을 위한 한일군사정보교류 협정을 체결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유시민 전 장관이 분노했듯, 우리 군사력을 키우기 위해 일본 군사를 끌어들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도 없고,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는 아베 정권에게 우리가 먼저 서둘러 군사 협정을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납작 엎드려 있던 친박들이 국정농단사태에 대한 대통령 하야 요구에 대해 '인민재판'이고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오직 몇몇의 맹신자들만이 국정을 농단하고 국가를 괴멸 직전까지 내몰고 있는 범죄자를 아직도 옹호하고 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최근 최순실이 새누리당 공천권도 행사했다는 주장을 했다. 새누리당은 최순실에 의해 움직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처참하다. 근본적으로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고, 그 모든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를 지키기 위해 국가의 위기를 내던진 그들은 과연 정상인가?

JTBC <뉴스룸> 보도 화면 갈무리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마저 평창 동계올림픽에 우려를 직접 표하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이 계속 자리에 머물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까지 했다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에서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워터게이트'보다 심각하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미 외치도 불가능함을 외신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버티는 것은 대한민국을 몰락시키더라도 자신만은 살겠다는 아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현재의 민심을 바람이라고 표현하는 새누리당. 그런 그들에게 손석희는 앵커 브리핑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 대중 가수 밥 딜런의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 것인가를 웨더맨이 없어도 우리는 알 수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국민의 분노를 애써 폄하하고 축소하려는 무리들에게는 그 촛불이 빨리 꺼지기를 바라겠지만, 마지막 발악은 그렇게 거대한 민심 앞에서 무의미하게 사라질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JTBC 뉴스룸>과 <썰전>이 만났을 때 진실을 좀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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