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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꼭 닮은 미디어 인사이드의 비극[폐지가 최선입니까] ①‘노무현 코드’ 꼬리표에서 폐지까지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5.11 11:24

“노무현 정권과 코드가 맞는 프로그램인 <한국사회를 말한다>,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등 공정성을 해치는 과거 행태가 되풀이 되고 있다”

2007년 10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현 미방위)에서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이 한 발언이다. 방송 유일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KBS <미디어인사이드> 폐지에 대해 논하려면 2007년의 상황을 되짚을 수밖에 없다. 당시 야당의 입장이었던 보수세력은 ‘노무현 정권과 코드가 맞는 프로그램’이라는 공세를 전면적으로 제기했다. 지금도 ‘잃어버린 10년’의 원인을 “좌편향 언론”에서 찾는 보수인사들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좌편향 언론이란 공영방송 KBS와 MBC다. KBS 가운데에서도 주 타깃이 된 것이 앞에 언급된 프로그램들이다. 보수세력의 논리는 KBS가 정연주 사장을 앞세워 이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미디어포커스> 등은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당연히 없어져야 할 프로그램들로 여겨졌다. 특히 <미디어포커스>는 “애꿎은 조중동만 비판한다”는 식으로 규정됐다.

2007년 12월 말 치러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큰 표 차로 당선돼 보수정권의 탄생했다. <미디어포커스>에 닥친 시련은 그때부터 본격화됐다. 

#1. KBS ‘미디어포커스’에 대한 흔들기…분기점된 2007년 ‘대선’

KBS <미디어포커스>에 가해진 시련은 내부가 흔들린 것부터 예고됐다. 2007년 12월 KBS 차갑진 당시 시청자센터장은 “KBS가 편파방송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편파’ 프로그램으로 이명박 대선후보에 제기된 대표적 의혹인 ‘BBK’와 ‘김경준’ 씨 사건을 다룬 <미디어포커스>와 <시사기획 쌈>을 지목했다.

KBS <미디어포커스>는 조중동에는 눈엣가시와도 같았다. KBS와 조중동은 여러 차례 해당 프로그램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동아일보는 2008년 1월 <KBS 미디어포커스 “정 사장 여러 차례 권력 비판 언급” 두둔 - 한나라 “신 권력 엄호, 시대정신 위반”> 기사를 게재했다. 동아일보의 해당 기사 리드문은 “KBS가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포커스’를 통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거취가 주목되는 정연주 사장을 두둔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였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연주 전 사장이 ‘거취’를 언급하는 등 불편한 시선을 내비친 이 기사를 통해 동아일보는 <미디어포커스>가 “편향돼 있다”고 줄기차게 주장했다.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야한다는 ‘원론적’ 차원의 정연주 전 사장의 신년사는 동아일보에서 이와 같이 왜곡됐다.

2008년 7월 조선일보 보도

조선일보 역시 2008년 7월 <좌파언론엔 눈감는 KBS ‘미디어포커스’> 기사를 통해 “<미디어포커스>가 특정 집단을 집중 공격하는 도구로 전락하면서 지독한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최근 1년간 <미디어포커스>가 보도한 내용을 주제별로 분석하면 ‘미디어포커스=조선·중앙·동아 비판’으로 요약된다”고 주장했다. 2007년 7월부터 1년간 51회 방송하면서 122개 주제로 미디어 비평 대상으로 다뤘는데, 이 중 신문만을 주요하게 다루면서 비판한 보도는 47건이었으면 대부분이 조선·중앙·동아 등 메이저 신문사들의 보도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자신들의 보도 영향력을 내세우지만 같은 논리로 비판을 받지 않겠다는 보수언론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조선일보 기사에 힘을 실어준 이가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인 박효종 씨다. 그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정입장을 가진 방송이나 언론을 위한 코치처럼 편들기를 해왔으면서도 정작 미디어포커스를 만드는 본인들만은 공정하다고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KBS <미디어포커스>와 조선일보는 또다른 악연을 겪기도 했다. 2006년 4월 KBS <미디어포커스>는 '이슈&비평' 코너에서 스타벅스 매장에 비치된 중앙일보 신문무인판매대를 두고 "조선일보의 스타벅스 비판기사가 의심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광고나 협찬 따오기에 기자들을 동원하는 ‘사이비 언론사’로 오해를 받게 됐다"며 KBS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008년 8월에는 보수성향 단체들의 연합체 ‘미디어선진화국민연합’이 탄생했다. 그들은 향후 추진할 정책으로 △MBC <PD수첩> 왜곡 보도에 대한 전 국민 소송, △좌파 언론단체의 확성기 역할을 하는 KBS ‘미디어포커스’ 폐지, △KBS와 MBC의 기형적 경영구조 개혁, △뉴스저작권 보호, △유료 콘텐츠시장 활성화를 위한 유료 신문과 주·월간지에 대한 대대적 구독운동, △포털의 언론권력화 해소, △IPTV시장의 공정성 확보 및 활성화 정책 등을 제시했다. 조선일보 등 보수성향 매체들이 이해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내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정방송지킴이·무한전진·북한해방동맹·사회안전연구원·실크세대CEO포럼·자유언론인연합·자유북한방송·안중근청년아카데미·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한국청소년보호협회 등이 참여했다. 조선일보는 열심히 이들의 주장을 받아 기사로 작성했다. 

보수언론의 비판적 태도와는 달리 KBS <미디어포커스>는 이 시기(2007년) 안종필 언론상과 민주언론상을 휩쓰는 영예를 안았다. 보수언론의 비판을 이 사실과 엮어 보면 이 시기 <미디어포커스>는 조중동이 칼을 갈 만큼 인정받는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는 평가를 해볼만도 하다. 

#2. KBS <미디어포커스>에 불어 닥친 직접적인 ‘시련’

그러나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후 KBS에 변화가 생겼다. 2008년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KBS 정연주 사장의 사퇴를 종용했다. 예고된 일이며 당연한 수순이었다.

2008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취임한 최시중 전 위원장은 KBS 김금수 이사장을 만나 정연주 전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걸로 알려졌다. 야당 추천 신태섭 KBS 이사는 동의대를 통해 사퇴 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금수 이사장이 ‘돌연’ 사퇴했다. 자진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신태섭 이사는 해임됐다. 정부 여당은 KBS이사회의 과반을 친 여당 세력(유재천·방석호·박만·강성철·이춘호·권혁부)으로 만들었다. 이후 KBS이사회는 정연주 전 사장 해임안을 가결시켰다. 2008년 8월 8일의 일이다. 이 날은 KBS에 경찰병력이 배치되는 등 굴욕의 날로 기억된다. 정연주 전 사장을 해임시키는 과정에는 감사원까지 동원됐다.

KBS 정연주 전 사장 후임으로 온 이병순 사장은 취임식에서 ‘게이트키핑’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사전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게이트키핑이 이뤄지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의 존폐’를 거론했다. 예상되는 수순은 KBS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 죽이기였다. 그리고 이는 곧 현실이 됐다. 2008년 가을 개편에서 두 프로그램의 폐지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KBS 내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이병순 사장은 두 프로그램을 그대로 두는 대신 프로그램명을 교체하면서 ‘색깔빼기’에 돌입했다. 

2008년 11월 11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KBS 기자와 PD 100여 명이 ‘가을개편 규탄집회’를 열었다 ⓒKBS PD협회

KBS <시사투나잇>은 <시사360>으로 <미디어포커스>는 <미디어비평>으로 이름을 바꿔 ‘창씨개명’ 논란까지 벌어졌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도 종영됐다. 그리고 KBS <스타골든벨>을 진행하던 김제동 씨도 하차했다. <미디어포커스>를 출범시키는 등 탐사보도팀 탄생에 주도적 역할을 한 김용진 전 KBS 탐사보도팀장(현 뉴스타파 대표)은 울산방송국으로 발령받아 ‘보복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3. KBS <미디어비평>의 연성화…기계적 중립->아이템 막기->왜곡(?)

2008년 11월 21일 KBS <미디어비평> 첫 아이템은 ‘프레스 프렌들리의 그림자’였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언론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YTN 구본홍 사장 파문’, ‘정연주 KBS 사장 해임 파문’, ‘MBC PD수첩 사태’ 등을 다뤘다.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시작은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2008년 11월 미디어비평 첫 방송

이에 대해 보수성향 단체들의 공격이 이어졌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KBS <미디어비평> ‘프레스 프렌들리의 그림자’ 편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다. KBS <미디어비평>이 YTN 노조원들의 인터뷰만 집중 배치했고,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 정당성 보다 경찰투입만 강조했으며, MBC <PD수첩> ‘광우병 편’ 파문과 관련해서도 PD들의 농성만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런 억지성 주장들이 외부로부터 제기되면서 KBS 안팎에서 ‘프로그램 폐지’ 위기설에 직면했다. 이는 <미디어비평>이 연성화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 연성화는 프로그램을 지키기는 데에 급급한 결과인 셈이다.

2008년 듣보잡 보수단체들의 '출몰' 기자회견. 자세히 보면 지금도 알만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사진=미디어스)

그런 이유로 KBS <미디어비평>은 더 이상 ‘비평’ 프로그램으로서 기능하지 못했다. 2009년 2월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한 국회는 종편 탄생의 배경이 된 미디어법(언론관계법)을 직권 상정해 논란을 빚었다. 언론노동자들의 2차 파업 역시 진행됐다. <미디어비평>이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미디어비평>은 ‘취재현장’ 코너를 통해 상황을 스케치하는 모습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디어법 상정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과 진실공방, 이를 대화 단절에 대한 걱정을 표현하는 게 끝이었다. 기계적 중립을 지키면서 사실상 비평 프로그램이 가진 고유의 정체성을 잃게 된 것이다. 

2010년 초 김인규 사장 시절에는 아예 특정 아이템을 다루는 것 자체를 막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KBS <미디어비평> 담당 기자들이 ‘MB특보 출신 김인규 KBS 사장 선임’과 ‘정연주 전 KBS사장 해임 무효 판결’ 등의 아이템을 발제했으나 간부 차원에서 차단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러면서도 김인규 사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장치들이 요구되자 KBS <미디어비평>을 예로 들었다. 어쨌든 KBS <미디어비평>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영향력을 상실해갔다.

KBS <미디어비평>은 2011년 7월 돌연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KBS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던 김인규 사장 시절 관련 아이템을 다루면서 ‘야당의 발목 잡기 프레임’을 작동시켰기 때문이다. KBS는 ‘뉴스’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을 통해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7월 1일 KBS <미디어비평>은 ‘수신료 보도 이해 따라 제각각’ 꼭지를 배치했다. 해당 방송에서 ‘야당 추천 KBS이사들이 추진해서 마련된 안’은 KBS <미디어비평>에서 “현재의 수신료 인상 방안은 민주당 측 안”이라는 표현으로 해설됐다.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국회 야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서자 <미디어비평>은 “민주당이 입장을 또 다시 번복하면서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내놓은 안을 부정한 셈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목에 출연한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는 “공당이 자신의 약속을 상황이 변했다고 헌신짝처럼 버리게 되면 크게 보면 정치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것”이라며 야당을 준엄히(?) 꾸짖었다. KBS의 이해관계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4. KBS <미디어인사이드>로 개명, 그리고 2016년 폐지

KBS <미디어비평>은 2013년 4월 <미디어인사이드>로 다시 이름이 바뀌었다. KBS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이 탄생한 지 10주년 되는 해였다. 하지만 여기에 쏟아지는 관심은 크지 않았다. 미디어비평이라는 특성을 잃은 프로그램에 대한 무관심이었던 거다.

그럼에도 KBS <미디어인사이드>는 꾸준히 ‘논란’이 됐다. 2013년 8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통신위원회 이경재 전 위원장은 사회자의 KBS수신료 현실화 복안에 대한 질문에 “33년 전 KBS 수신료를 2500원으로 결정했는데 그것이 지금까지 그대로”라면서 “당시 신문은 (월) 2500원이었는데 지금은 6배나 올랐다”며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BS가 원하는 논리를 방송하기 위해 이경재 전 위원장을 불렀다는 의혹을 제기할만한 대목이다. 

2014년 KBS '미디어인사이드' 12월 8일자 캡처

이후 <미디어인사이드>는 재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논란’이 됐다. 2014년 1월 KBS <미디어인사이드>는 ‘종북 논란 부추기는 언론’이라는 주제로 “이념논쟁에 대해 언론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용어를 사용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이 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방송했다. <미디어인사이드>는 “‘종북’이라고 하면 북한을 추종한다는 뜻으로, 일부 언론은 자의적으로 ‘종북’ 인사를 지목하며 ‘종북’의 대상을 넓혔다. 전문가들은 ‘종북’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편 가르기에 그칠 뿐 사안의 본질에 대한 논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면서 “거친 언어로 뿌리 깊은 이념갈등을 조장하기보다 건전한 사회적 토론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언론의 신중한 자세와 역할이 절실한 때”라고 마무리했다. 단지 ‘종북’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에 있어서 신중해야한다고 다뤘을 뿐인데도, 보수인사은 <미디어인사이드>를 집중 공격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박만 당시 위원장은 “(미디어인사이드 해당 편에서) 보수인사들의 종북 발언을 여러 번 보여준다. 이는 보수 측에서 종북몰이를 하는 것처럼 비춰진다는 점에서 염려가 된다”고 발언했다. 또 해당 방영분에 등장한 손호철 서강대 교수의 인터뷰와 관련해 박만 위원장은 “언론정보학도 아닌 정치학을 전공하신 분이 와서 이야기하는 것은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권혁부 부위원장은 “‘종북’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재갈을 물리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엄광석 심의위원은 “이를 통해 오히려 이념논쟁을 부채질한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논의는 행정지도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제재인 ‘의견제시’를 의결하는 걸로 마무리 됐다. '종북 표현'에 “신중하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마저도 이제는 방송에 부담을 갖게 된 <미디어인사이드>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물론 <미디어인사이드>의 모든 방송이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미디어인사이드>는 “병원을 공개하지 않는 동안 메르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각종 소문과 추측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하지만 정부는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보다,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는 실효성 떨어지는 엄포를 놨다”고 비판했다. 

지난 4·13총선에서 가장 큰 충격을 줬던 건 ‘여론조사’의 불일치였다. KBS의 여론조사 보도 또한 다르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KBS <미디어인사이드>가 그에 앞선 4월 3일 ‘여론조사 보도, 신뢰도는?’이라는 주제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었다는 점이다. 4월 17일 종영된 KBS <미디어인사이드>는 마지막 방송에서 기자·PD들도 털린 ‘수사기관에 대한 통신자료 제공’ 문제를 다뤘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 2주기…언론 역할은?’이라는 주제로 “세월호 선장과 선원 등에 대한 유죄 판결은 났지만, 참사의 진상은 여전히 물밑에 가라앉아 있다”며 “세월호 인양은 7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이지만 정부가 정한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시한은 6월까지이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감시해야 할 언론의 책임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아쉬운 점은 이미 해당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상실된 이후의 일이라는 점이다.

KBS 유일 미디어 비평프로그램의 ‘폐지’가 의미하는 것 

<미디어인사이드>의 폐지의 맥락은 해당 프로그램의 역사를 언급하지 않는 한 설명할 길이 없다. 현재의 <미디어인사이드>만 놓고 본다면 ‘비평’이라는 고유의 특성을 잃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런 프로그램이 KBS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미디어인사이드> 전신인 <미디어포커스>의 역할을 되돌아본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미디어포커스>는 2007년 기득권을 가진 정치세력과 보수매체 등 권력자들이 불편해했던 프로그램으로 기록된다. 당시만 해도 ‘언론’이 가지는 본령, 권력에 대한 감시에 충실했다는 의미다. <미디어포커스>는 KBS의 몰락과 운명을 함께 했고, 어느 새 KBS의 이해관계에 복무하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KBS의 처지를 KBS 내에서 재현한 것이다. KBS는 현재도 4·13총선 국면에서 '북풍몰이'에 나서며 선수로 등장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이해에 복무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의 역할은 어느새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미디어인사이드>의 ‘폐지’가 안타깝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래서다.

KBS에서 <미디어포커스> 폐지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 오히려 <시사투나잇>과 비교했을 때, 오래 버틴 측면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KBS에는 선택의 기회가 있었다. <미디어인사이드>를 폐지할 것인지 아니면 그 이전의 영향력을 회복할 것인지 말이다. 그러나 고대영 사장 체제의 KBS는 결국 ‘폐지’를 선택했다. 결국 이 결정이 KBS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KBS가 분명히 기억해야할 대목이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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