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작 20경기를 치른 시점입니다만, 주말을 지낸 뒤 하루 쉬는 월요일의 프로야구 순위표는 많이 낯설고 어색합니다. 예상했던 팀들의 자리가 틀어진 걸 보며 특히 그런 느낌은 더해지는데요.

우승팀으로 시즌을 맞이했던 두산이 1위. 예상보다 선전을 더하고 있는 SK나 넥센의 상위권도 그렇습니다만, 하위권은 더 충격적입니다.

10위 한화부터 5할 승률에 못 미치는 7위팀,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NC와 언제나 가을이 당연했던 삼성의 지금 자리는 매우 낯섭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고 충분히 반전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됩니다만, 희망만큼 우울도 있는 그들의 사정은 매우 어색한데요.

한화의 몰락!

20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회말 한화 김성근 감독이 6점차 뒤지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그 가운데 최고의 이변이라면 한화의 몰락일 듯합니다. 전력적인 면부터 모든 기대감은 한화에게 당연히 가을야구는 허락되리란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시즌 초반 한화는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고작 3승에 그치고 있습니다.

9위와의 격차만 해도 5게임 반. 기대를 모았던 선수층은 허약함만이 가득했고, 박수 받던 감독은 지금 비난의 1순위가 됐죠. 몰락이라는 단어로도 설명하기 힘든 지금, 한화의 사정은 앞으로도 깜깜해 보입니다.

삼성의 우울?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11대6으로 승리를 거둔 삼성의 승리투수 윤성환이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처럼 무너진다 할 순 없을지언정, 삼성의 상황 역시 분명 우울하고 답답할 듯합니다. 고작 반 게임차로 5할 승률에 못 미치는 현실이야 초반이란 이유로 설명이 됩니다만, 순위변동이 급격하게 이뤄진 4월 한 달은 분명 잔인했고 커진 전력 공백은 더 아쉽습니다. 심지어 외국인 선수들부터 부상선수까지, 우울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진 우울함은 여전히 다른 형태이자 같은 크기로 자리하는 삼성! 물론 아직까지 그들의 가을야구를 의심하긴 이른 시점입니다만, 현실적으로 지금 상황은 매우 답답합니다.

아직은 기대, NC!

2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6-5로 승리한 NC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겨울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절대적으로 우승후보로 꼽힌 NC. 아직까지 그 믿음을 지키고 있는 시선이 다수일 듯합니다만, 20경기를 앞둔 NC의 오늘은 분명 기대보다 못합니다.

5할 승률을 오가며 팀을 지켜내는 모습엔 분명 올라올 것이라는 믿음도 가지게 하는데요. 전력보강이 가장 잘된 팀이란 평가와 겨울 야구의 승자라는 시선들 사이, 어쩌면 NC는 스스로에게 쏟아진 기대가 오히려 무겁게 발목을 잡은 건 아닐지...

겨울동안 쌓인 기대에 비해 타선의 침묵은 조금 위태롭게 보이는 NC의 상황. 아직은 기대가 더 큰 NC의 내일입니다만, 스스로 답답함을 빨리 이겨내야 할 시점이 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예상이라는 건 그저 프로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이자 틀어지는 순간의 묘미도 있습니다만, 올 시즌 초반 20경기를 향해가는 지금의 프로야구 순위표는 참 낯섭니다. 특히 하위권의 3팀은 심지어 상위권으로 예측됐던 팀들이기에 아직 낯섭니다. 과연 반전은 이뤄질까요? 또, 언제 그 시점이 찾아올까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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