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가을부터 올봄까지 많은 프로야구 팀들이 참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저마다의 입장이 다른 시점,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사건들 사이에 위기감을 느끼는 팀은 ‘삼성 라이온즈’ 아닐까요?

2001년에 이어 또다시 정규시즌 1위 팀으로 한국시리즈를 놓친 삼성, 2000년대 들어 단 두 번뿐인 그 사건의 주역이 모두 삼성이었죠(상대도 모두 두산). 원인이 된 주축 투수들의 해외원정 도박 의혹 파문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한 삼성. 놓친 우승은 아프고 아쉽게 자리했고, 혹독한 겨울이 이어지며 이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 야구장 시대를 맞이한 2016년. 뭔가 새롭고 달라진 시즌을 기대하며 시작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성적이 그에 따르질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4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9위! 삼성 라이온즈란 이름과 참 낯선 자리에 위치한 혹독한 4월이죠.

물론, 삼성의 지금 성적은 어떤 판단을 가지기 힘든 수치라 여겨지고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그동안의 여러 상황들을 돌이켜 봐도 조금씩 올라갈 수 있는 요소가 더 많아 보이는데요.

문제는 성적보다 더 큰 위기감이 있다는 점입니다. 새 야구장의 화려함 사이에 광고판은 여전히 비어있고, 관중 증가라는 부분에서도 기대감이 크지 못하다는 건데요.

두산과 펼쳤던 개막전의 매진과 이어진 토요일 경기까지의 2만 관중은 화려했습니다만, 두 번째로 치렀던 NC와의 맞대결에선 3연전에서 관중 감소가 엿보였습니다. 첫 이틀 동안 1만 3천여 명이 찾았고, 마지막 날은 1만 명을 간신히 넘겼습니다. 주중 3연전이긴 했지만, 우승을 놓고 다툴 것으로 평가받던 NC와의 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중 숫자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 수준인데요.

세 번째로 치르는, 그리고 개막 이후 첫 주말 3연전이 다가오는 이번 주. 금요일부터 시작될 kt와의 경기도 우려는 깊습니다.

초반의 부진에다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이 더해지며 자칫 관중 동원이 기대치에 못 미치게 이뤄진다면, 비어있는 광고들의 자리는 주인을 찾기 더 힘들어질 터. 효율적이고 자생력 있는 구단 운영이라는 화두로 이뤄진 여러 조치들 앞에서, 결국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는 건 아닐는지요?

또, 구단 운영에 전반적인 방향과 지향점이 구장만큼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대해서 역시나 위기감이 듭니다.

야구만큼은 잘하는 팀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삼성. 지금보다 더 치고 올라가리라 예상합니다만, 진짜 위기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아니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가 더 걱정인 상황! 삼성의 위기는 어쩌면 우리 야구 전반에도 같은 무게로 서서히 찾아올지 모르겠단 생각도 드네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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