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공기업이 골프장을 운영하면서, 경기보조원 전원을 특수고용하고 산재보험에도 가입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회)실이 12개 기관이 소유, 운영하는 17개 골프장의 경기보조원 노동조건을 분석한 결과다. 월차, 보건휴가 등도 보장하는 곳도 거의 없다. “공공기관이 여성노동을 사각지대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진선미 의원실은 공공골프장 25개 중 경기보조원이 없는 9홀 대중골프장 8곳을 제외한 17개 골프장에 대한 ‘경기보조원 근로조건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1379명 경기보조원의 고용형태는 모두 특수고용직이었다”며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에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사업자 간 도급계약서 또한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진선미 의원실은 “휴가, 휴직 및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은 전혀 규칙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캐디 자치회 등을 통해 내규로 정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분석결과, 산재보험에 가입한 경기보조원은 한 명도 없다.

▲공공기관 운영 골프장 경기보조원 실태.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진선미 의원실은 “2008년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특례조항 적용 대상의 개정으로 골프장 캐디, 보험설계사, 레미콘기사, 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직도 산재보험의 대상이 된다”며 “하지만 대부분 골프장에서 사측 부담을 덜기 위해 입사와 동시에 반강제적으로 산재보험제외신청을 받고 있었고, 공공기관 및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일하는 경기보조원 중 산재보험에 가입한 경기보조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기보조원의 83%인 1142명은 여성이고, 17%인 237명은 남성이다. 여성 경기보조원에게 보건휴가를 보장하는 곳은 단 한 곳으로 국가보훈처가 운영하는 88골프장이다. 뉴서울골프장은 병가로 처리하고, 드림파크는 협의다. 나머지 14개 골프장은 보건휴가에 대한 정책이 아예 없다.

대다수 공공골프장이 출산휴직과 육아휴직을 보장하지 않는 곳으로 나타났다. 출산휴직을 보장하는 곳은 뉴서울골프장(한국문화진흥 운영), 88골프장(국가보훈처 운영), 드림파크골프장(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 등 3곳이나 모두 무급이다.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곳은 뉴서울, 88골프장 등 2곳으로 역시 무급이다. 이를 두고 진선미 의원실은 “대부분 (출산·육아휴직에 대한) 명문화된 규칙이 없어 출산 및 육아를 위해 퇴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진선미 의원은 “전반적으로 민간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고용안정성‧노동안전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좋은 여성일자리 창출과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경기보조원에게도 출산‧육아‧생리휴가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경기보조원 등 특수고용직도 산재보험에 가입하라는 법과 정부방침의 취지에 따라 산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여성가족부가 근무표준안을 만들어 각 기관에 권고하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공공골프장은 증가 추세다. 진선미 의원실은 “작년과 올해에도 4개가 새로 생겼다”고 전했다. 공공골프장은 공무원연금공단이 4개(천안상록, 화성상록, 남원상록, 김해상록)로 가장 많고, 한국관광공사(오시아노, 중문), 경북관광개발공사(보문, 휴그린)가 각 2개, 한국문화진흥주식회사(뉴서울), 국가보훈처(88), 강원도개발공사(알펜시아), 태백관광개발공사(오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드림파크), 광주광역시도시공사(빛고을), 강원랜드(하이원), 충주기업도시주식회사(킹스데일), 전남개발공사(여수경도)가 각 한 곳씩 소유,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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