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폭력조직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주장한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8일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 수감 중인 조직폭력배 박철민 씨가 장영하 변호사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고발로 경찰은 장영하 변호사, 박철민 씨에 대한 조사에 나섰으며 박 씨의 지인인 A 씨를 조사 대상에 올렸다. A 씨가 지난해 7~8월 형집행정지기간 중에 있는 박 씨에게 휴대전화를 제공한 게 경찰 조사의 이유였다.  

지난 대선 때 A 씨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경기도 성남 지역의 직책을 맡고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했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A 씨 역시 박 씨와 함께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경찰 로고. (사진=연합뉴스)
경찰 로고.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8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장 변호사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10일 경찰이 검찰에 신청한 구속영장이 반려됐다. 

지난해 10월 장 변호사는 이재명 의원이 성남 지역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박철민 씨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20억 원가량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18일 경기도 국정감사 당시 장 변호사로부터 받은 돈다발 사진을 공개했는데 해당 사진은 박 씨가 렌터카 사업 등을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으로 밝혀졌다. 

장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의원이 국제마피아파와 연루돼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이 의원이)조폭과 밀접한 인연을 맺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나라 망신이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영하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장영하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경찰, '윤석열 캠프' 활동한 박철민 지인 압수수색

민주당은 같은달 22일 장 변호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지난 3월 29일 박철민 씨가 수감돼 있는 수원구치소를 압수수색했다.

같은날 박 씨의 지인인 A 씨도 압수수색을 받았다. A 씨가 압수수색을 당한 이유는 박 씨가 지난해 7~8월 형집행정지로 일시 출소했을 당시 휴대전화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A 씨가 박 씨에게 제공한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

A 씨는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다. A 씨는 지난 2월 14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성남 수정구 청년본부장으로 임명됐다. A 씨는 대선 직전인 지난 3월 2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시민단체 대표 자격으로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박철민 부친 소개로 선거운동"

성남시 폭력조직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국제마피아파 소속으로 활동했다. A 씨는 박철민 씨와 함께 집단흉기상해, 특수폭행 등 폭력범죄에 가담해 구속되기도 했다. 

A 씨는 "국제마피아파 활동을 했던 건 맞다. 19살 때 처벌받은 적이 있는데, 구치소에 6개월 있다가 집행유예를 받고 나왔다"면서 "이후 국제마피아파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는 현재 경찰의 관리대상 조직폭력배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매년 3월 자체적으로 생산한 조직폭력배 명단을 검토해 관리대상 추가·제외 여부를 결정해 갱신하고 있다.

이에 대해 A 씨는 "활동은 하고 있지 않은데 다시 조직생활을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사람으로 분류돼 있는 것"이라며 "이름을 빼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A 씨는 박철민 씨의 부친인 박용승 전 성남시 의원의 소개로 윤석열 후보 선거운동을 하게 됐다. A 씨는 "제가 박 씨에게 휴대전화도 빌려주고 하다보니 박 씨 아버지(박용승 전 시의원)께 인사를 드리게 됐고, 박 씨 아버지가 대선을 앞두고 제가 아는 사람이 많으니 (선거운동을)좀 도와달라고 해서 임명장을 받고 활동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박 씨가 형집행정지로 나왔을 때 집에 있던 휴대전화를 빌려줬던 건 맞다"면서 "이후 박 씨가 다시 교도소로 들어갈 때 휴대전화를 돌려주지 않았고, 이 휴대전화가 장 변호사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A 씨는 "장 변호사가 이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후 제게 돌려줬는데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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