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 전혁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생략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한국 대통령의 관례로 자리잡아 왔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기자회견 등 행사 기획안을 보고받고 기념 행사는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채널A가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떠들썩하게 취임 100일 행사를 하는 건 맞지 않다는 게 윤 대통령 생각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가 지난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시민들과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가운데)과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가 지난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시민들과 인사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이어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100일 즈음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동 때문에 늦어지긴 했지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에 출입기자단과 오찬을 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각본 없는 기자회견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하는 행사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아직 논의가 되고 있는 과정이고 결정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권성동 의원 문자 등 논란이 되는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거나 두렵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기자회견을 생략한다면) 좀 적절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며 "본인은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무엇을 해도 비판 받게 돼 있다"며 "신뢰를 좀 회복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엄 소장은 "도어스테핑 숫자만 갖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보다 (기자회견을) 훨씬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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