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두 차례의 방송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기획 조능희)이 지난 27일 방송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언론 보도'를 통해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주장과 조중동의 '왜곡보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PD수첩>의 진행자인 송일준 PD는 "사그라질 줄 모르는 촛불시위와 정부의 빗나간 대응, 과잉 진압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에게 더욱 강경한 대처를 요구하는 일부 신문들 그리고 공안기관 대책회의"를 언급한 뒤 "갑자기 흘러간 옛 영화를 다시 보는 것 같아 황당할 따름"이라며 첫 말문을 열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 정정 보도 요구 수용, 그러나 다시 반박

▲ 지난 27일 방송된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언론 보도.
<PD수첩>은 방송에 앞서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의 정정 보도 요구를 수용, "본 방송은 지난 5월 14일자 'PD수첩'보도와 관련하여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광우병에 걸린 소로 등심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어도 안전하다"고 발언한 것처럼 방송하였으나, 사실 확인 결과 심재철 의원은 광우병에 걸린 소일지라도 SRM(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은 안전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바로잡습니다'라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정정보도문을 방송했다.

그러나 <PD수첩>은 정정보도문 방송 후 "언론중재위원회는 심 의원 발언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심의원의 발언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생각이지만, 심의원 발언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짚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중재위의 조정을 받아들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PD수첩>은 이어 "광우병에 걸린 소일지라도 SRM(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은 안전하다"는 심 의원의 발언을 반박하는 주장을 함께 보도했다.

제작진은 우희종 교수(서울대 수의학과)의 발언을 빌어 "SRM(특정위험물질)은 일반 소에만 쓰이는 말로 광우병에 걸린소는 전체를 SRM으로 봐야한다"며 "이미 광우병이라 판정이 났다면 절대 식용으로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PD수첩>은 또한 2008년 미국 연방관보에 실린 동물성 사료 조치와 유럽의 철저한 광우병 소 관리 체계를 언급, "심의원이 광우병 걸린 소의 일부를 먹어도 된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며 "전 세계에서 광우병 걸린 소의 일부를 괜찮다고 먹는 나라는 단 한군데도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아직도 진실을 호도하려 안간힘 쓰고 있는 조중동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과 관련해 진실을 외면한 채 정부의 논리에 근접해 보도하고 있는 조중동 보도의 실태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 조선일보 보도.
송일준PD는 "28년 전 오늘 5월27일은 열흘간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전두환 일당에게서 무력으로 진압된 날"이라면서 "민주 시민들을 불순분자 폭도라 매도했던 그때, 모든 신문과 방송은 철저하게 독재 권력의 나팔수였다"고 지적했다. 송 PD는 이어 "그 후 28년 동안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진실을 호도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신문들이 있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조중동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었다.

조중동은 지난 20일 정부가 발표한 서한을 통한 한미 쇠고기 추가협의와 관련해 미국측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수용했다며 일제히 강조하는가 하면 정부의 합동기자회견 후에는 '광우병 안전성'을 강조하는데 보도의 초점을 맞췄다.

▲ 중앙일보 보도.
과거 정부 때와는 너무나 다른 보도태도를 보이는 조중동. <PD수첩>은 이러한 보수신문의 이중적 보도 태도와 관련해 원용진 교수(서강대 신문방송학과)의 발언을 빌어 "언론 자체가 지향하는 올바른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혼돈에서 생기는 것 같다"면서 "사회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들을 지켜내지 않는다면 언론은 어떤 존재의 이유가 있을지 굉장히 궁금한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PD수첩>은 또한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촛불집회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음에도 광우병괴담, 문자괴담, 배후세력, 반정부 투쟁 색깔론 등을 주장하며 참여 시민들을 매도하고 있다는 사실도 꼬집었다.

▲ 동아일보 보도.
<PD수첩>은 촛불집회 참가자 신수정씨의 발언을 인용 "대한민국의 1%의 알권리를 위하고 대한민국 1%주장만을 하면서 그것이 국민의 진실이고 여론인 양 하고 있다"면서 " 여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선동하기 때문에 그들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 지난 27일 방송된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언론 보도.
<PD수첩>은 "국민을 향해 귀막고 눈감은 정부와 언론을 향한 국민들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국민들은 누가 제대로 된 언론이고 아닌지 다 알아버렸고 너무 똑똑해졌다. 신뢰를 잃은 언론의 미래야 눈에 선한 것이지만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작금의 상황은 우리에게 참언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며 무엇이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인지 언론이 그 소리에 진정 귀 기울여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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