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가 집행부 표결로 사옥 이전에 동의했다. 서울신문 사측은 프레스센터 재건축을 추진한다며 사옥을 서초구 우면동 소재 호반파크로 이전하기로 했다.

서울신문지부는 15일 사내 게시판에 전날 진행된 노사 간담회에 대한 안내문을 올리고 “곽태헌 사장은 재건축이 완료되면 서울신문이 즉시 재입주할 것을 100% 약속했다. 호반 쪽과 상의하고 호반파크로 사무실을 이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이 후보 시절 공개한 프레스센터 재건축 조감도

서울신문지부는 “(곽태헌 사장과) 간담회를 마치고 집행부 회의를 열어 경영진의 설명과 계획에 대해 표결했다”며 “재건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경영진과 함께하기로 했다. 다만 재건축의 필요성은 노조를 비롯해 사원들 누구나 공감하지만, 노조가 무조건 찬성하고 뒤따라가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고 했다. 서울신문 노사는 신사옥 재건축 TF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영진과 노조가 프레스센터 재건축·사옥 이전 등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전체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 기자 A 씨는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큰 결정을 하면서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건 안타깝다. 재건축 인허가가 난 상황도 아닌데 사무실 이전부터 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 씨는 “기본적으로 의견을 들은 후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경영진은 우선 계획을 확정하고 이후 소수의 직원과 대화했다”고 밝혔다.

기자 B 씨는 “노조가 방향을 정확하게 잡았으면 한다”며 “확실하게 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데, 노동자 대표조직으로 나서서 힘 있게 밀고 나가는 게 없다”고 말했다.

호반파크 접근성은 프레스센터보다 좋지 않다. 호반파크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도보로 30여 분이 소요된다. 서울신문 기자 C 씨는 출입처로 출퇴근하는 기자들보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내근직 구성원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C 씨는 “(호반건설이 대주주가 된 후) 사주가 생겼고, 사주가 사무실을 이전한다고 하니 다들 포기한 상태”라면서 “다들 불만은 있을 수 있지만 조직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려는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일산·파주·강북에 거주하는 직원이 호반파크로 출퇴근하려면 편도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며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 노동환경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곽태헌 사장은 간담회에서 출근 형태 다양화와 셔틀버스 운영 등을 통해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사옥을 이전하게 만든 프레스센터 재건축이 제대로 추진될지 관심이다. 곽태헌 사장은 노사 간담회에서 1년 내 재건축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완공까지 총 5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재건축은 시기와 조건이 매우 중요한데, 지금이 적기이다. 더는 시기를 늦출 수 없고, 그러다가 아예 재건축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프레스센터 재건축에 대해 우리와 협의한 바 없다”며 “지금도 (재건축) 계획이 없다. 나중에는 모르겠지만, 현시점에선 검토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프레스센터 재건축’은 곽태헌 사장 공약이다. 곽 사장은 후보 시절 경영계획서에서 “프레스센터가 서울, 광화문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며 “이는 서울신문이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수입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재원이 준비되는 대로, 구성원 총의가 모아지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서울신문 경영진은 이달 초 사옥을 호반파크로 옮기겠다고 통보했다. 서울신문지부는 “재건축이 가시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호반파크로 일부 (부서를) 이전하고, 공실을 임대하겠다는 건 임대수익에 초점을 둔 경영행위에 불과하다”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경영진이 사과의 뜻을 전하자 설문조사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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