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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겐 도움 안 되지만", 영화 '학교 가는 길'이 보여준 함께 사는 길[미디어비평]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권진경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05 12:11

[미디어스=권진경] 아이를 위해 무릎까지 꿇으며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낸 장애인부모연대 학부모들의 열정적인 순간들을 기록한 영화 <학교 가는 길>(감독 김정인)이 5일 개봉한 가운데, 알고 보면 더욱 유익한 관람 포인트를 공개했다.

무릎 꿇었던 엄마들, 그 이후의 이야기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이미지

2017년 7월 진행된 특수학교 설립 관련 1차 주민토론회 소식을 단신 기사로 접하고 엄마들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된 김정인 감독은 이후 카메라 하나를 들고 2차 주민토론회에 참석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의 온갖 문제들이 지독하게 얽혀 있는 당시 현장을 보며 이 이야기를 영화에 담기로 결심한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은 장애 학생 어머니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었던 현장부터 2020년 3월 서진학교가 문을 연 감격적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면밀하게 담아낸 유일한 작품이다. 좌절과 지연의 여정을 거쳐 마침내 17년 만에 서울 시내 신규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 낸 기적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어루만질 예정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이미지

<학교 가는 길>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특수학교 설립이란 표면적 사건만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부모회 어머니들에 주목하며 장애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환기시킨다는 점이다. 어머니들의 시선을 통해 관객들은 장애보다 아이들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 

여기에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어머니들의 강단과 용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다. 지역 사회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도 포기하지 않고 논리 정연하게 맞서는 어머니들의 투지와 추진력, 또한 대부분이 자녀가 이미 학교를 마쳐 신규 특수학교가 생겨도 아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함에도 다음 세대 아이들과 부모를 위해 발 벗고 나선다는 점은 우리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또 다른 차별과 배제에 대한 이야기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이미지

<학교 가는 길>은 강서 특수학교 ‘서진학교’ 이전, 그곳에 자리했던 공진 초등학교에 얽힌 아픈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90년대 초 도시개발 붐이 일며 서울시 강서구에 대단지 아파트가 무분별하게 들어섰고, 영구임대아파트인 4단지 5단지에 사람들이 입주하면서 공진 초등학교가 생겨났다. 하지만 공진 초등학교는 점차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프레임이 씌워졌고, 주민들은 공진 초등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기 꺼렸다. 결국 학교는 새로 개발되는 마곡지구의 학교로 이름만 옮겨졌고, 분교가 된 가양동의 공진 초등학교는 문을 닫았다. 

김정인 감독은 서진학교 설립 이면에 있는 공진 초등학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사회 시스템에 대한 논의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개발로 인해 탄생한 학교가 또 다른 개발로 인해 희생되는 현실을 돌아보며 무분별한 도시개발에 의문을 던진다. 이렇듯 <학교 가는 길>은 단순히 특수학교를 찬성하고 반대했던 사건을 넘어 한국 사회의 차별과 배제, 그리고 거주 시스템에 대한 성찰 계기를 만들어줄 작품이다.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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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경 칼럼니스트  knud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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