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접수됐다. 장애인 부모들은 상영금지에 반대하는 탄원 운동에 나섰다. '학교가는 길'은 강서구 내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난 5월 개봉됐다.

1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은 탄원서에서 "이 영화는 개봉 당시부터 일부 지역주민과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압력을 받아왔다"면서 "실제 채권자로부터 이 사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당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자는 본인의 행위가 님비가 아님에도 영화에서 님비와 같이 나타나 명예훼손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며 영화의 배급 및 상영금지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영화 <학교 가는 길> 포스터

'학교 가는 길'은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서진학교'의 개교를 위해 무릎까지 꿇은 엄마들의 사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7년 제2차 강서지역 공립특수학교설립 주민토론회 당시 장애인부모연대 어머니들의 '무릎 호소'가 SNS 상에서 확산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서진학교는 2016년 3월 개교할 예정이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와 지역구 국회의원(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국립한방병원 설립 공약 등으로 좌초위기를 겪었다. 2018년 9월 특수학교 설립 합의가 맺어지게 되면서 지난해 3월 서진학교가 개교하게 됐다. 17년만에 서울시내 신규 특수학교 설립이 이뤄진 것이다.

장애인부모들은 "채권자의 주장이 왜곡된 사실관계와 님비에 대한 잘못된 관념에 기초하고 있지만, 이 사건에서 더 중요한 건 영화가 가지는 공익적 가치"라며 "영화는 찬반 양측의 대립만을 단편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폐해, 모순된 사회 구조 속에서 오랜 기간 고통을 당한 주민들의 애환 등 지역의 역사성과 특수성을 충실하게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학교 가는 길> 스틸 이미지

장애인부모들은 "감독과 제작진은 관객으로 하여금 바른 균형감을 갖게 하기 위해 무려 5년의 제작기간동안 강서 특수학교 이슈의 모든 배경을 취재·정리·분석하는 공을 들였다"며 "영화로 인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받는 인물이 생기지 않도록 전문가 자문을 거치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공익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담겨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부모들은 "저희는 이 영화가 공존하는 세상을 향한 커다란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다"며 "부디 이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상영될 수 있도록, 장애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줄이고 우리사회가 따뜻한 공동체로 거듭나는 데 널리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 상영금지에 반대하는 온라인 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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