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밴쿠버 올림픽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KBS
KBS, MBC, SBS가 밴쿠버 올림픽 선수단 환영행사를 공동 중계방송한 것과 관련해 3개 방송사의 노조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시청자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방송 3사는 지난 7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밴쿠버 올림픽 선수단 국민대축제'를 동시에 특별 생중계 방송해, '시청자의 채널선택권 박탈'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 눈치를 보는 방송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MBC본부, SBS본부는 8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정권의 관제행사에 방송사들이 동원되고 획일적인 방송이 난무하던 독재정권 시절로 방송이 완전히 회귀했음을 확인하며 깊은 자괴감과 국민들에 대한 죄송함을 떨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방송은 누군가의 '도구'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방송이 본분을 벗어나 오히려 시청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결코 두고 보지 않을 것이며 아울러 방송이 80년대로 회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국민들의 시선을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고 방송을 마치 자신들의 사유물인 것처럼 여기며 '국민대축제 방송3사 동시생중계'를 결정한 3사 고위 관계자들의 어처구니없는 담합이 방송의 공공성을 갉아먹고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KBS에 낙하산 특보사장이 투하되고 MBC에 '대통령의 친구'가 사장으로 임명된 직후 방송3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결코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구나 이번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둘러싸고 '단독중계로 채널선택권을 보장했다'거나 '차별적인 중계를 볼 수 없어 채널선택권이 박탈당했다'며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마저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이전투구를 벌였던 방송3사가 '정부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사안을 홍보하는 데는 그 어떤 이견도 없었으니, 우리가 민망하고 시청자들을 볼 낯이 없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록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이 선전을 펼친 것을 보며 모든 국민들이 자기 일처럼 환호하고 기뻐했지만, 그렇다고 국민들이 이런 환영행사까지 반강제적으로 봐야 하는가"라며 "오히려 이런 획일적인 방송이 시청자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외면하게 만드는 것임을 왜 모르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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