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학점은 얼마나 되니? 취업 언제 하냐?”
“연봉이 얼마냐? 올해 승진은 하니?”
“연애도 좀 해라. 시집·장가는 언제 갈래?”
“애는 언제 갖니?”

“그만~!”.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결과 구직자 및 직장인 1068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스트레스 받는 말들 중 상위를 차지한 것들이다. 그리고 같은 조사에서 설 연휴 기간 동안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사람 중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라고 답한 비율이 54.8%나 차지했다. 무심결에 던질 돌에 맞아죽지 않기 위한 생존본능과도 같은 선택일 것이리라.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막상 고향에 가지 않는다고 딱히 할 일도 없다. 그래서 준비했다. 설 연휴 이 영화는 꼭 보자편!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 무엇이 당기는가. 방구석에서 뒹굴지 말고 극장으로 고고씽~!(난 그냥 개인적으로 강동원)

▲ ⓒ영화 '의형제' 공식 홈페이지

1. ‘송강호’, ‘강동원’ 두 배우만으로도 충분한 영화 <의형제>

설 연휴 극장을 찾는다면 단연 송강호·강동원 주연의 <의형제>를 빼놓을 수는 없는 일. 개봉한 지 일주일 만에 100만 관객이 본, 그리고 네티즌이 주는 별 평점 9.0을 기록하고 있는 영화가 바로 ‘의형제’다.

이미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 한석규, 김윤진, 송강호 주연의 <쉬리>와 이병헌, 송강호, 이영애 주연의 <공동경비구역 JSA>. 그리고 <의형제>까지. 그런데 눈치 챘겠지만 이 세 편의 영화에 모두 ‘송강호’란 배우가 나온다는 사실. 그리고 다양한 영화를 통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영화를 찍으면 찍을수록 진일보하는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강동원’. 이 두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보증수표를 받은 것 같은 영화 <의형제>.

대략에 소개된 스토리는 이렇다. 국정원 요원인 한규(송강호)와 지원(강동원)은 6년 전 서울의 한 총격전에서 처음 만난다. 남과 북의 만남이다. 그리고 그날의 총격전으로 인해 한규는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은 북으로부터 배신자란 낙인을 찍고 버림받는다. 그리고 6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지원은 공사장 인부로 일을 하면서 살아가다 우연히 한규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서로를 알아보지만 각자의 신분을 속인 채 함께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지원은 북으로부터 ‘어떤’ 지령을 받게 되는데….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여기서 한 가지 고백을 하자면 꽃미남이라면 응당 강동원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바로 나다. 때문에 이 영화에 더 주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늑대의 유혹>에서부터 <의형제>까지. 그런 강동원이 ‘송강호’를 만났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송강호란 배우로 인해 강동원이 또 배우로서 얼마만큼 자랄 수 있을지 기대되는 작품이 바로 <의형제>이기도 하다.

▲ ⓒ애니메이션 '원피스 극장판 : 스트롱월드' 공식 홈페이지

2. 루피가 돌아왔어요. 애니메이션 <원피스 극장판 : 스트롱월드>

<원피스>는 1997년 일본 <주간 소년점프>에 처음 연재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56권의 단행본이 발행됐다고 한다. 아직도 400회가 넘는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고 있는 작품. 그리고 열 번째의 ‘극장판’이 한국에서 개봉됐다.

솔직히 그동안 <원피스>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왔고 그를 접하기를 겁냈던 ‘나’였다. 그런데 왠지 궁금해지는 애니메이션이 바로 <원피스>다. 그러나 아는 바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옆의 한 기자가 이렇게 소개하란다. “엄청난 골수 마니아 팬을 두텁게 확보하고 있는 <원피스> 루피의 사랑과 희망, 꿈이 있는 애니메이션. 루피를 사랑하는 ‘님’들! 루피가 돌아왔어요”라고.

해적왕을 꿈꾸며 항해하던 ‘루피’와 ‘롤로노아 조로’, ‘나미’, ‘우솝’, ‘상디’, ‘토니토니 쵸파’, ‘니코 로빈’, ‘프랑키’, ‘브룩’ 밀짚모자 해적단. 그 앞에 20년 전 해저대감옥 임펠다운을 탈옥한 악명 높은 전설의 해적 ‘금사자 시키’가 나타나 나미를 납치하고 밀짚모자 해적단을 이상한 섬으로 보내버린다. 그 곳에서 펼쳐지는 루피와 밀짚모자 해적단의 모험.

이들이 선사하는 모험을 이번 설에 느껴보시길~!

▲ ⓒ다큐멘터리 '셉템버 이슈' 공식 홈페이지

3.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메릴 스트립의 실제 모델을 만나자, 다큐 <셉템버 이슈>

안나 윈투어를 아는가?

힌트 이렇다. 배우나 모델보다 더 주목받는 사람. 얼음공주. 그가 내뱉는 말들은 ‘내 생각엔 아냐’, ‘느낌이 잘 안 오는데’, ‘끔찍해’, ‘싫어’. ‘어떤 이미지는 떠오르는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또 하나의 힌트를 준다면 그건 바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그렇다. 메릴 스트립이 머릿속에서 떠오를 것이다. 안나 윈투어, 그는 바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의 실제 모델이다. 패션 바이블이라 불리는 ‘보그’의 전설적인 편집장이 바로 안나 윈투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디 삭스(앤 해서웨이)를 끊임없이 괴롭혔던 그. 그 실제 주인공이 ‘다큐멘터리’ <셉템버 이슈>로 찾아왔다. 그리고 다큐에서는 안나 윈투어가 만드는 보그 9월호의 전 제작과정이 공개됐다. 꾸며진 시나리오가 아닌, 날 것의 안나 윈투어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기회. 일부러 감동을 짜내지 않는다는 것이 <셉템버 이슈>라고 하니 더 기대되는 작품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날만큼은 거대 자본이 들어간 멀티플렉스 대신 단관으로 운영되는 ‘미로스페이스’를 선택해보면 어떨까? 영화대신 ‘다큐’를 보고, 인사동과 삼청동 길을 걸어 다니다가 다리가 아프면 이름 모를 하지만 분위기 예쁜 커피숍에 들어가(스타벅스도 피해보고) 그동안 자주 먹던 커피 말고 다른 것을 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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