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새롭게 바뀐 KIA 타이거즈의 마스코트입니다. 예전 마스코트에 비해 많이 귀여워졌습니다. 하지만 마스코트가 귀여워 졌다고 팀의 경기력이 저하되진 않죠. KIA 타이거즈 측의 화전양면전략(?)인 거 같습니다.ⓒ기아타이거즈
타이거즈. 광주전남에 연고를 가지신 분이나 야구팬에게 고유명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 단어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박동희 기자의 '과거의 야구는 곧 해태타이거즈였다.' 는 코멘트는 이를 대변한다.

그런데 1984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1985년 첫 일본시리즈 제패이후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한신타이거즈에게 전염되어서일까? 해태&KIA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아니 한국시리즈에 참가하지도 못했다.

그런 타이거즈가 12년 만에 지긋지긋했던 아홉수를 탈출했다. 지난 12년 동안 듣고 싶었던 'KIA 타이거즈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한명재 캐스터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리바이어던보다 더 강력했던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나지완, 최희섭, 종범神은 그라운드에서 울었고 필자는 안방에서 故 김상진 선수를 생각하며 울부짖었다. 2009년 시즌은 기다리는 타이거즈 팬에게 복이 있다는 걸 입증했다.

그런데 스토브 시즌 중의 KIA 타이거즈는 우승의 기쁨이 찰나로 끝나게 하였다. 조범현 감독과의 재계약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최희섭 선수는 협상 도중 은퇴까지 이야기 하며 포항 자율훈련에 뒤늦게 합류하였고 김상현 선수와의 재계약 역시 지지부진하였다. 장성호 선수는 아예 불합리한 FA의 피해자로 언론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2010년 KIA 타이거즈의 행보에 불안함을 느끼게 한다.

2년차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2010년 시즌 KIA 타이거즈의 최대 화두는 '2'의 극복일 것이다. 새 옷에 붙는 태그처럼 소포모어 징크스는 프로야구계에 항상 따라다닌다. 작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부담감이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상대방에게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올 해 KIA 타이거즈 주축 선수들을 보면 유독 '2'와 관련된 선수가 많다. 안치홍 선수와 로페즈 선수는 이번이 KBO 두 번째 시즌이고 나지완, 김상현 선수는 이번이 두 번째 풀타임 주전이 되는 해이다. 최희섭 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두 번째 시즌이어야 한다. 양현종 선수는 선발진에 합류한 두 번째 해이고 유동훈 선수도 마무리를 맡은 뒤 맡는 두 번째 시즌이다. 소포모어 징크스에 빠질 확률이 높다.

2009 시즌 KIA 타이거즈를 움직였던 이들이 2년차 징크스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만큼 극복하느냐에 따라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훈련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뒤로 미뤄진다.

부상의 늪에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이를 언급하며 현 광역지자체장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선수의 불운만이 부상의 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7년까지 존재했던 악명 높은 인조잔디. KIA 측에서 비용을 지원하겠다며 신형 잔디로 교체하자고 건의했지만 광주시 측에서 이를 거절한 건 유명한 일화다.

비록 2008년 필드 터프로 교체되긴 했지만 이는 차선책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인조잔디도 천연잔디만 하지 못하다. 그리고 그 필드 터프도 경기가 있던 날마다 솎아줘야 하는데 이걸 해주지 못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중계를 보면 우측 외야쪽이 유난히 빛에 반사되어 보인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건 아니지만 잔디가 눌려버려서 그런 건 아닌가하고 걱정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와 비교해서 부상 위험이란 벌칙을 하나 먹고 가는 것이다.

작년 전반기 막판 최희섭, 김원섭 선수의 허벅지 부상 그리고 나지완 선수의 무릎 부상 등으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 시기 경쟁팀들도 부상선수들로 인해 고통을 겪었기에 망정이지 정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했다면 순위경쟁에서 밀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올 해라고 나아진 건 없다. 그라운드는 인조 잔디고 광주시 관계자들은 무등 경기장의 주 고객인 KIA 타이거즈의 경기력 향상보다 돔 구장에 대한 여론 관리에 정신이 없었다. 더욱 더 발전한(?) 부상 위험에 얼마만큼 벗어나는냐에 KIA 타이거즈의 V11의 성사 여부가 달려있다.

또한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윤석민 선수의 어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발로 전환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윤석민 선수는 매해 어깨부상을 호소하였다. 이에 몇몇 팬들은 윤석민 선수의 내구성에 의심을 하고 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에는 윤석민 선수가 있어야 한다. 윤석민 선수가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야 2009 시즌의 강력한 선발진을 재현할 수 있다.

해태 왕조 시절 전력 누출이 심해 김응룡 감독(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포스트 시즌 진출이 목표라고 해도 사람들은 '엄살 부린다'라며 믿으려 하지 않았다. 해태 타이거즈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포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 해도 그렇다. 변수들이 있지만 전력+@인 타이거즈의 본 모습을 올 해 보여줄 거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1986년 병인년 호랑이의 해에 해태 타이거즈는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해태 왕조를 건설하였다. 그리고 1998년 무인년 호랑이의 해에 해태 타이거즈는 포스트 시즌에 실패하며 12년 동안 '몰락' 이란 단어의 주인공이 되었다. 2010년 경인년 호랑이의 해. 과연 KIA 타이거즈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이후 12년 동안 왕이 될 것인가. 타팀에게 조공을 바칠 것인가? 3월 27일이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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