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보도본부장이 ‘SBS 8 뉴스’에서 하차한다. 보도본부장 직책을 가진 김성준 앵커의 하차는 보도참사라 불린 이번 사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SBS가 故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일베 합성 사진을 다시 사용하며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SBS의 가짜 뉴스 참사에 이은 일베 논란, 풀어내지 못하면 무너진다

가짜 뉴스가 보도된 직후 SBS에 쏟아진 비난은 대단했다. 대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터진 가짜 뉴스는 이후 다른 후보 캠프에서 공격의 이유로 활용되었다. 즉시 오보임을 인정하고 사과 방송을 내보냈지만, 이 가짜 뉴스는 당시 문 후보를 공격하기에는 최적화된 먹잇감이 되었다.

왜 이런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를 보도했을까. 지금까지도 그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SBS에서 자체적인 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무슨 이유로 그런 가짜 뉴스를 내보냈는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사안은 법정에서 밝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거 언론이 악의적인 보도로 선거에 개입하는 경우는 많았다. 특정 후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행태는 통상 조중동이라 불리는 수구언론의 전매특허였다. 그들은 권력을 만들어내는 진짜 권력이라 자부하는 집단이기도 했다. 기존의 행태를 생각해보면 이번 SBS의 가짜 뉴스는 회사 차원에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 판세가 완전히 기운 상황에서 이런 무리수를 둘 이유가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SBS <8뉴스> 보도 화면 갈무리.

지난 2일, 대선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SBS '8 뉴스'는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을 차기 정권과 거래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세월호 인양을 3년 동안 방치한 것이 대선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이 말도 안 되는 기사는 악의적인 가짜 뉴스였다.

박근혜 정권이 장악한 해수부를 야당에서 장악하고 차기 정권 창출 후 자리를 내주겠다고 거래를 했다는 주장이 지상파 뉴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되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는 이런 기사를 메인 뉴스로 내보낸 것은 악의적인 목적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가 없다.

"외압의 흔적은 없으나 취재와 기사 작성, 데스킹, 게이트키핑 과정에 모두 문제가 있었다"

SBS는 지난 15일 진상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외압의 흔적은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발표했다. 취재와 기사 작성, 데스킹, 게이트키핑 모두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기자와 이 내용을 점검한 간부들까지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었다.

진상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SBS는 김 보도본부장과 정승민 보도국장에게 감봉 6개월, 이현식 뉴스제작1부장 정직 3개월, 고철종 뉴스제작부국장 감봉 3개월, 취재기자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이는 자체적인 징계일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악의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뉴스로 내보낸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내부적인 문제가 있었고 그와 관련된 자들이 자체 징계를 당하기는 했지만, 그들이 왜 이런 가짜 뉴스를 만들고 방송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는 법정에서 밝혀내야 할 문제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지속한 폄하를 하고 있다. 일베가 작성해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여과 없이 방송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SBS 플러스에서는 최근 일베 사진을 방송에 사용하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3년간 SBS에서만 10여건 일베 사진이 사용되었다. 이번의 경우 충분히 걸러낼 수 있었던 사진이었다는 점에서 악의적인 보도였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SBS플러스<캐리돌뉴스> 방송 화면 갈무리

청와대에서 직접 유감을 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만들어낸 일베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던 고인에 대한 모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다른 방송사에서도 일베 사진을 사용해 비난을 받아왔지만, SBS처럼 지속적으로 노출되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논란은 쉽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SBS 역시 일베 사진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이와 관련해 제대로 처리해오지 못해왔다는 점에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해도 한 방송사에서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면 이는 그 방송사 전체의 문제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노무현재단 측에서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단순한 방송사고가 아니라 악의적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한 반복하듯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SBS는 이번 일베 논란에 철저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뉴스가 악의적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 메인 뉴스에 내보낸 것은 충격적이다. 여기에 故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작태를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 건강한 언론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언론 적폐는 SBS 사태를 봐도 얼마나 뿌리 깊게 존재하는지 증명되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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