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열차는 이제 멈출 수 없다. 대통령이 어떤 담화를 한다고 해도 탄핵은 멈춰질 수가 없다. 물론 박근혜가 9일 표결 전 실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면 탄핵은 멈춰진다. 하지만 이 상황을 제외한 그 어떤 발언에도 탄핵을 멈출 수는 없다. 급박한 한 주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뉴스룸 앵커브리핑은 현재의 변화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탄핵 D-3;
타코마 다리를 무너트린 공명 현상, 촛불로 대변되는 국민 정치의 시작

지난주보다 더 급박하고 중요한 한 주가 흘러가고 있다. 12월 9일 금요일에 탄핵 표결이 이뤄진다. 만약 부결되면 여야 할 것 없이 국회 자체가 정지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서 가결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지난 주말 전국 232만 국민의 분노를 그들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주말 촛불은 새누리당 의원들도 바꾸기 시작했다. 친박계에서도 탄핵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하는 의원들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도부인 친박을 제외하고는 충직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변화는 예고되기도 했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친박 핵심들이 당론으로 탄핵 반대를 외치게 되면 논란은 더욱 심화될 수도 있지만, 이는 고립을 자초하는 상황이 된다는 점에서 자율 투표를 선택할 수밖에는 없을 듯하다. 당론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탄핵 투표를 아웃팅으로 취급하게 된다면, 친박 핵심은 폐족으로 즉시 내쳐져야 하는 존재로 각인될 수밖에 없다.

여러 정치적 해법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달라진 국민이다. 언제든 자신들을 국회에서 끌어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들은 변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다. 그 변화는 작지만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음은 중요하다. 세계적인 흐름이 대한민국을 비켜가지 않았고, 더욱 극적으로 '피플 파워'가 거대한 촛불의 힘으로 이어지고 있다.

4월 퇴진을 고수하는 이유는 특검 결과까지 보고 이후를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특검만 피해가거나 헌재 탄핵 심판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면 4월 말 퇴진을 해도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진당 해산 결정을 김기춘이 선고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헌재를 움직였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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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만 쏟아내는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 분노는 점점 커졌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스스로 탄핵을 외치던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제는 탄핵은 안 된다고 나서고 있다. 흔들리던 정치권을 하나의 길로 가도록 한 것은 광장에 나선 국민이다. 그렇게 국민은 정치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

국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요한 증인들이 모두 불참을 선언하면서 국민의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 청와대 기간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도 국민의 분노를 더욱 강렬하게 이끌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의 기고만장한 태도와 친박 이완영의 막말 논란과 진행은 의원들만이 아니라 국민까지 분노하게 만들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대통령은 놀아도 상관없다는 말로 경악스럽게 했다. 재벌 총수 9명이 한꺼번에 출석하는 국조에서 과연 대통령과의 은밀한 거래가 밝혀질지 의문이다. 현재의 분위기에서는 무조건 부정하는 기조가 변하기는 어려워 보이니 말이다. 백옥과 마늘 주사 등 논란이 되었던 주사제를 대통령이 맞았다는 발언이 뒤늦게 나왔다는 것이 그나마 국조의 소득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한 현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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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했다. 많은 유력 정치인들이 출연했지만 손석희에 의해 무장해제를 당한 것과 비교하면 안철수 전 대표는 강직한 모습을 보이는 데 성공했다. 탄핵과 관련해서는 무조건 추진되어야 한다는 일관된 주장을 했다.

물론 시기적인 이유도 있다. 불안정한 변화 시기와 달리,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분명히 달라진 답안지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출연은 시기적으로 큰 이득이었다고 보인다.

이번 앵커브리핑 역시 흥미롭고 중요하게 다가왔다. 1940년 11월 7일 미국 워싱턴 주의 타코마 다리 붕괴에 대한 이야기는 촛불과 연결됐다. 건설된 지 4개월 밖에 안 된 거대한 다리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공명 현상 때문이었다. 바람이 끊임없이 불며 어느 순간 다리가 붕괴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촛불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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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혁 구도가 이어지길 바라는 이들이 낡은 사고와 전략과 계산을 가지고 지금의 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손석희 앵커의 지적은 명확하다. 타코마 다리는 초속 53m의 바람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지만 초속 19m의 바람에 붕괴되었다.

초속 53m의 바람이 불지 않고 작은 바람이라도 꾸준하게 불게 되면 거대한 다리도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당시 전문가들은 몰랐다. 바람은 다리를 흔들었고 그렇게 생긴 진동수와 다리의 고유 진동수가 일치하는 공명 현상이 일어나며 다리를 붕괴하게 만들었다.

촛불도 마찬가지다.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언제든 꺼질 수 있다고 했다. 김종태 의원은 촛불은 종북 좌파들의 짓이라고 폄하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문열은 촛불을 북한의 아리랑 축전을 떠오르게 하여 으스스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낡은 사고를 가진 자들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마치 타코마 다리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던 이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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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진동수와 다리의 진동수가 만나는 순간 다리는 무너진다는 공명 현상처럼, 촛불과 현실 정치가 만나면 변화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낡은 생각의 틀로 보수 결집을 추구하고 보혁 갈등을 일으키려 하지만 이는 무의미한 행동일 뿐이다.

그들의 '빨갱이' 발언은 폐기되어야 하는 유물이다. 과거에는 '빨갱이'라는 단어가 국민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달라졌다. '사고'하는 국민은 강력한 힘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거대한 힘은 현실 정치도 변하게 만든다. 이제 국민의 정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엘리트 정치'의 몰락은 국내라고 다르지는 않았다. 모든 특권으로 채워진 그 엘리트들이 만든 지옥도를 국민은 더는 방치하지 않았다.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각성은 그렇게 거대한 흐름으로 광장 정치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를 하라는 준엄한 경고는 여의도 국회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민혁명은 그렇게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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