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예체능>이 10월 4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을 맞았다. 2013년 4월 탁구로 시작해 총 14개 종목을 선택해서 이날까지 오는 동안, 대단히 큰 인기는 아니었어도 엘리트 체육에 밀려난 생활체육을 진작시킨다는 본래의 취지는 잘 살려왔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 프로그램에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해 시청자를 즐겁게 해주었고, 예체능을 통해 무명을 벗고 스타로 발돋움한 연예인들도 있었다.

올림픽 전후로 떨어졌던 시청률이 최근 양궁편을 시작하면서 반등의 기미를 보였는데, 갑작스레 맞은 종영 소식은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동네 예체능>의 종영이 아쉬운데, 우선 올림픽마다 한국에게 한 번도 빠짐없이 금메달을 안겨주었던 양궁을 이제 막 시작한 단계에서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종영됐다는 점이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수많은 스포츠 종목이 존재하지만 그 중 몇 개의 종목 외에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나 겨우 관심을 갖게 되는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그렇지 않은 유럽 등의 클럽 스포츠에 대한 부러움을 시선을 가져왔었다. 실질적으로 <우리동네 예체능>이 생활체육에 양적 공헌을 했는지에 대한 조사는 없지만 분명 엘리트 체육에 쏠린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프로그램이 단지 시청률을 이유로 폐지되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진행하던 종목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중도에 서둘러 종영시킨 것은 올림픽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양궁선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특히나 2%때로 떨어졌던 시청률도 양궁 편이 시작되면서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비록 4일 방송 말미에 강호동의 종영 인사는 담았지만, 그 인사는 단지 형식을 만족시켰을 뿐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다. 3년 6개월 동안 시청자와 많은 생활체육인들이 애정을 갖고 시청하던 프로그램의 마지막으로는 예의를 다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의 아쉬움은 강호동의 전공분야인 씨름을 다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강호동은 13개의 종목들 속에서 딱히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나마 메인엠씨라서 분량을 보장받았지만 그 정도로는 전문 운동선수 출신 엠씨로서 역할을 다했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강호동이 엠씨로서만이 아니라 선수로서도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씨름을 하지 못한 것은 시청자로서 아쉬울 수밖에는 없는 일이다.

혹시 본인이 고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우리동네 예체능>을 꾸준히 시청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강호동이 다시 한 번 샅바를 매고 화려한 씨름 기술을 보이는 날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 장면을 보지 못하고 끝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으로 남을 것 같다. 강호동의 나이도 어언 50을 바라보는지라 더욱 그렇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또한 씨름은 올림픽 종목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민족이 긴 세월 동안 이어온 민속놀이이자 운동이다. 그러나 이만기, 강호동 시대를 지난 지금에는 씨름은 더욱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서 명절 때가 아니라면 티비로 접할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씨름을 꼭 한 번은 다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 채로 폐지된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비록 성공한 예능이라고 말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공영방송 KBS라서 할 수 있었고, 또 해야만 했던 합목적적 프로그램이라고는 힘주어 말할 수 있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우리동네 예체능>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해주고 싶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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