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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공격 포인트 없이도 증명한 토트넘 에이스 본능[블로그와]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6.09.19 14:03

손흥민의 두 경기 연속 득점은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의 주포인 케인이 결승골을 잡아내며 승리하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의 진짜 승자는 손흥민이었다. 토트넘 감독인 포체티노의 불화설로 인해 독일리그로 복귀한다는 이야기가 시즌 전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활약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토트넘 선덜랜드에 1-0 승리,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한 손흥민

토트넘과 선덜랜드의 경기에서 MOM은 손흥민이었다. 골을 넣지도 못했고 공격 포인트도 없었던 손흥민이 경기 MVP에 뽑힌 이유는 경기를 본 이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탁월한 존재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외쪽 윙어로서 활약한 손흥민이 없었다면 오늘 경기도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다.

6년 만에 복귀한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모나코에게 패한 토트넘은 오늘 경기 역시 그렇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시즌과 챔스 등을 모두 치러야하는 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경험이 없는 팀일수록 그 과정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힘겨운 일이니 말이다.

모나코전에서 최악의 졸전을 펼친 라멜라가 선발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그가 어떻게 활약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포체티노의 토트넘이 전북의 닥공 축구처럼 공격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손흥민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FC와 선덜랜드 AFC의 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오른쪽)이 상대 제이슨 데나이어와 볼을 다투고 있다. 이날 풀타임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8분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을 날리는 등 맹활약했으며, 팀 토트넘은 선덜랜드에 1-0으로 승리했다.(런던 AP=연합뉴스)

무사 뎀벨레는 모나코전에 이어 시즌 첫 경기 선발로 출전하며 손흥민과 공존 가능성을 점검하는 경기였다. 여기에 또 다른 무사 시소코까지 선발로 출장하며 원 톱으로 나선 케인을 내세운 토트넘의 공격은 미드필드 라인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오늘 경기에서 손흥민의 몸놀림은 최상이었다. 모나코전에서 전반전만 뛰고 교체되었던 것이 얼마나 잘못된 판단이었는지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선덜랜드 수비수들을 초토화시켰다. 빠른 발과 기술이 겸비된 손흥민에게 선덜랜드 수비수들은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 라멜라와 에릭센이 빠진 상황에서 코너킥과 프리킥을 도맡아 해야만 하는 손흥민은 오늘 경기에서 누구보다 바쁠 수밖에는 없었다. 킥에 관한 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감각과 실력을 오늘 경기에서 잘 보여주었다. 양측 코너킥을 도맡아 하며 올려주는 날카롭고 강렬하면서도 정확한 킥들은 위협적이었다. 이를 골로 만들어내지 못한 토트넘 선수들이 야속할 정도였다.

올 시즌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시소코는 완벽한 컨디션으로 다음 경기를 더욱 기대하게 해주었다. 빠른 주력과 상대를 압도하는 기술까지 겸비한 시소코로 인해 토트점의 중원은 더욱 강렬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시소코가 좌우 윙어로서 공격을 이끈 오늘 경기는 토트넘의 이후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가 중앙을 맡고 최전선에 케인이 원톱으로 나서기는 했지만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알리가 토트넘의 미래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독선적인 성향이 강한 그가 과연 팀을 위한 플레이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팀이나 본인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징계가 끝난 후 복귀한 덤벨레 역시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시작했지만 공격적인 성향을 마음껏 드러내며 흥미로운 몸짓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전반전은 손흥민을 위한 경기였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는 의미다.

경기 전반 38분 손흥민(토트넘·왼쪽)이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을 날린 뒤 아쉬워하고 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손흥민은 전반 38분 선덜랜드 진영에서 수비수 둘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슛을 쐈다. 오늘 말도 안 되는 기막힌 선방을 펼친 픽포드조차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 그러나 선덜랜드 수비수 2명과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마지막 걸림돌인 골대를 맞으며 골로 연결되지 않은 장면은 아쉽기만 했다.

골 운이 있었다면 골대를 맞고 골기퍼에 튕겨 들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만약 그 골이 들어갔다면 토트넘은 보다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선덜랜드는 데포의 결정적인 슛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할 정도로 밀린 경기였다.

후반 10분에도 덤벨레의 패스를 받아 슛을 했지만 옆 그물을 맞추는 장면도 아쉬웠다. 물론 전반 알리의 패스를 전방에서 슛을 하는 과정에서 타이밍이 맞지 않아 허망하게 기회를 놓친 장면은 아쉬움이 컸다. 수비수의 방해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손흥민 정도라면 골대 안으로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경기의 승부를 결정지은 유일한 공은 후반 13분 워커의 크로스를 선덜랜드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채 케인 앞으로 흘러가자 이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한 게 전부였다. 케인의 역할을 골을 넣는 것에 있다는 점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골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했고 그걸 해냈다는 점에서 골게터다웠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AFP=연합뉴스]

토트넘이 모나코전 패배를 씻고 리그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맨유가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시티에게 패배하고 이후 연패를 당하며 무기력하게 무너진 것과 비교해보면 토트넘은 일단 위기는 벗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리는 했지만 토트넘은 피해가 큰 경기였다. 에릭 다이어와 무사 덤벨레가 모두 햄 스트링 이상으로 자청해서 교체되었다. 이것도 모자라 골을 넣었던 케인이 발목이 뒤틀리며 그대로 교체 아웃당한 상황은 최악이었다. 세 선수 모두 토트넘에서 중요한 존재들이고 이들의 부상 여부가 초반 흐름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포백 라인의 하나인 다이어와 수비형 미드필더인 덤벨레, 여기에 원톱 케인까지 모두 부상으로 빠지게 된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에릭센과 라멜라, 여기에 케인의 공백을 채워야 하는 얀센까지 이들이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토트넘의 시즌과 챔스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90분 풀타임으로 뛰어도 조금도 지치지 않은 채 토트넘을 이끈 손흥민은 최악의 상황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가 왜 토트넘에서 주전이 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 수비를 무너트리고 골을 넣을 수 있는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손흥민은 토트넘이 아니더라도 EPL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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