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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SNS 논란, 소속사가 더 문제다[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6.08.16 08:36

71주년을 맞은 광복절, 정말 있어서는 안 될 논란이 벌어졌다. 10년차 걸그룹 멤버 소녀시대 티파니가 SNS에 올린 사진이 문제가 됐다. 평소라도 욕먹을 일인데 광복절에 그랬다는 것은 어떤 이유도 변명이 될 수가 없다. 태극기를 들지 못할망정 욱일기를 버젓이 올렸다면 도무지 납득하지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블락비, AOA에 이어 아이돌들의 역사인식이 얼마나 위태로운 상태인지를 말해주는 사건이다.

일각에서는 티파니가 미국에서 자라서 몰랐을 것이라는 말로 옹호하려는 움직임도 없지 않은데, 그것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 티파니는 연습생 시절을 포함해 한국에서의 생활과 활동이 이미 10년이 넘은 연예인이다. 그렇다면 한국 대중이 무엇에 민감하고 또 분노하는지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니 몰랐다면 더 큰 문제다.

지난 14일 티파니가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 된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또한 논란 이후 SNS를 통한 사과도 그다지 진심이 전해지지 않았다. 아마도 소속사가 써준 것을 자필로 옮긴 것에 불과할 것이다. 대중이 느끼는 분노에 비해 사과는 너무 인색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아이돌들의 역사인식 이전에 아이돌 소속사들의 자세가 먼저 문제를 안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AOA 설현과 지민의 긴또깡 사건이 있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이다. 그 논란을 그저 남의 회사, 남의 아이돌 문제로 봤던 것일까? 애초에 광복절 전날 도쿄에서 공연을 기획한 것부터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티파니가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 [인스타그램 캡처]

매년 광복절을 즈음하여 도쿄에서는 한국, 일본, 오키나와, 대만 등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의 집회가 열린다. 우리에게는 광복절이지만 일본에게는 패전일인 8월 15일 야스쿠니 분위기는 소름 돋을 정도로 살벌하다.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참배는 물론이고 야스쿠니 신사에 몰리는 인파하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과거 군국주의 일본을 그리워하고 숭배하는 크고 작은 해프닝이 벌어진다.

야스쿠니반대행동에 동참해 광복절을 도쿄에서 보낸 적이 있었다. 시위대는 일본 경찰이 보호하고는 있지만, 시위대를 쫓아다니며 가하는 일본 극우세력들의 노골적이고 위압적인 협박까지 막아주지는 못한다. 불상사는 없었지만 그 공포감은 정말 심각할 정도였다. 그래도 시위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아직도 군국주의 일본과 아직도 이렇게 싸우고 있는데, 그런 날 한국의 인기 아이돌들을 총동원해 도쿄 한복판에서 시끌벅적한 공연을 하는 것이 옳다고는 볼 수 없다. 티파니가 광복절 날에 전범기 이모티콘을 사용한 배경에 공연의 들뜬 분위기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광복절 주간 정도는 피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티파니 논란에서 소속사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087차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하상숙, 김복동 할머니와 참석자들이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지금 티파니에게 쏟아지는 공격적인 언사들은 혹여 그 수위가 지나치더라도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상황이다. 반발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만큼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티파니가 출연 중인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하차를 요구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연예인들이 음주나 도박 등의 일들로 대중에게 사과하고 자숙하는 일들이 있다. 티파니의 잘못이 그것들보다 덜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게 됐다. 소속사인 SM과 KBS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티파니 논란으로 뜨겁던 광복절 날 우리는 또 다른 사건을 지켜봐야만 했다.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가 돌아가신 장소를 뤼순감옥이 아닌 하얼빈감옥으로 잘못 말했다. 일개 구청장도 해서는 안 될 실수를 대통령이 범한 것이다. 답답하고 또 답답하다. 이래저래 켜지 못할 에어컨 백 대를 켜도 식지 않을 정도의 폭염만큼이나 잔인했던 광복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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