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절반에 이르지도 않은 2016 프로야구, 하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는 수치들도 있죠.

격변으로 가득할 팀 순위부터 지금 이 시점의 예측이 무색한 투타의 각 타이틀 홀더들에 대한 예측까지. 저마다 그저 아직 ‘현재 순위’에 불과합니다만, 각 부문별 프로야구 개인 타이틀 선두를 보면 익숙함과 낯섦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다승에서 1위인 니퍼트부터 세이브 선두 이현승까지 비교적 익숙한 투수 부문과, 도루 이대형이나 타점 최형우까지 익숙한 타자들의 이름 사이에서, 눈길을 끄는 타이틀 ‘타율’과 ‘홈런’ 부분은 올 시즌 여름의 입구에서 참 낯설게 다가옵니다.

롯데 김문호 Ⓒ연합뉴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0.421의 타율로 수위타자를 차지한 백인천 전 감독 이후, 우리 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었던 4할 타자에 도전하는 롯데 김문호!

5월말부터 다소 주춤한 모습도 보였습니다만, 현재 시점 시즌 타율 0.405으로 압도적인 선두입니다. 최다안타 1위, 출루율 2위라는 기록을 보면 그 탄탄함이 더하게 느껴지는데요. 고교시절부터 주목받던 유망주는 지난해부터 조명 받더니 올해 꽃을 피운 듯합니다.

낯선 수위타자 김문호. 제주도 출신이란 점에서도 낯섦을, 새로움을 더합니다.

타율왕이 아닌 홈런왕도 또 낯섭니다.

두산 김재환 Ⓒ연합뉴스

올 시즌 전까지 통산 홈런은 13개, 2011년 도핑 사건이 더 유명했던 고교시절 홈런왕 타이틀의 포수출신 김재환! 유망주라는 이름을 넘어 2000년대 첫 잠실 홈런왕에 도전하는 현재 홈런 1위. NC 테임즈, SK 최정과 함께 나란히 홈런 15개를 기록 중입니다.

김재환의 올 시즌은 분명 인상적인데요. 과거의 기대치와 약물 파문의 여파가 교차합니다만, 일단 우리 시대 ‘홈런왕’ 타이틀에 도전하는 이름으로는 참 낯선 김재환. 강원도 속초 출신이라는 점은 홈런 타이틀에 있는 그의 이름처럼 낯설다 할 텐데요.

수위타자에 도전하는 제주 출신 김문호, 강원 출신의 홈런왕 도전자 김재환. 야구와는 낯선 지역 출신의 20대 타자들, 이들을 보는 재미가 올 시즌 함께하고 있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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