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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3안타 4출루, 짠내 나는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생존기[블로그와]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6.05.26 13:09

김현수가 간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4타수 3타석 3안타를 기록했다. 첫 타석 볼넷을 제외하고 연속해서 2루타 2개를 치고, 불리한 카운트 상황에서도 밀어 쳐 마지막 세 번째 안타를 만들어낸 김현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었다.

짠내 나는 메이저 생존기를 이어가는 김현수, 그럼에도 희망이 보인다

참 힘들다.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것이라고는 김현수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분명 김현수를 영입한 볼티모어는 그를 주전 좌익수로 확정하고 데려갔다. 그리고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경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는 이유로 김현수를 내팽개쳤다.

일부에서는 김현수가 구단이 제안한 마이너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마이너에서 적응하고 올라와 잘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한 번 마이너로 내려간 후 다시 메이저에 복귀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충분히 검증을 마친 스타 선수가 아니라면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어리고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호시탐탐 메이저라는 좁은 문을 향해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너행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대로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같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 [볼티모어 AP=연합뉴스]

김현수는 계약서상에 명시된 마이너 거부권을 행사해서 메이저에 남았다. 마치 보복이라도 하듯 김현수의 메이저 생활은 굴욕의 연속이었다. 좀처럼 김현수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감독으로 인해 그의 출전 기회는 무척이나 한정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김현수는 잘하고 있다. 국내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기회가 주어지면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내며 볼티모어 현지의 여론까지 바꾸고 있다. 7일 만에 26일 경기 선발 좌익수 9번 타자로 출전한 김현수는 왜 자신이 많은 출장 기회를 잡아야 하는지 실력으로 보여주었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나간 김현수는 두 번째 타석에서 우측 2루타를 치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그동안 내야 안타나 타구가 느린 타격이 많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많이 줬던 김현수였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 보여준 이 타구는 완벽한 스윙에서 나온 빠른 타격 속도를 갖춘 말 그대로 양질의 안타였기 때문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 [볼티모어 AP=연합뉴스]

세 번째 타석에서는 펙 니섹과 시프트 모두를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도 김현수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며 두 번째 2루타를 만들어냈다. 보다 적극적으로 시프트가 만들어지는 메이저리그는 그만큼 안타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워졌다. 이 시프트까지 뚫어내며 안타를 친다는 것은 그만큼 타격감이 최고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선 주자가 주루 플레이를 잘했다면 득점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는 점이 아쉬울 정도였다. 외야 깊숙하게 흘러간 공이었으니 말이다. 7일 만에 경기에 나선 김현수는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두 개의 2루타를 쳐내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마지막이 된 네 번째 타석에서도 김현수의 집중력을 놀라웠다. 한 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투아웃이었다. 최근 가장 잘 던진다는 윌 해리스를 상대로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김현수는 툭 밀어서 안타를 만들어냈다. 우중좌로 이어지는 부채살 안타는 김현수가 왜 주전으로 나서야 하는지 보여주었다.

릭카드와 경쟁에서 김현수는 밀렸다. 직접 경기에 나서 상대와 대결을 해야만 타격감이 유지되고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김현수는 여전히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릭카드가 최근 최악의 부진에 빠지자 겨우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은 아쉽다. 매번 등장할 때마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김현수에게 이제는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지금과 같은 높은 타율은 당연하게 출장 기회가 늘어나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꾸준한 출전 기회만 주어진다면 볼티모어가 영입하고 원했던 그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김현수의 오늘 경기는 말 그대로 짠내 나는 메이저리그 생존기였다.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 [AP=연합뉴스]

강정호는 감독의 배려로 오늘 경기 출장을 하지 않았고, 박병호는 마지막 타석 만루 상황에서 적시타를 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삼진을 당하기도 했지만 몸 쪽을 공략해오는 상대 투수를 힘으로 이겨내 안타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대단했다. 힘이 없는 타자라면 2루 플라이 정도로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박병호의 힘은 역시 대단하다.

추신수가 햄 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DL로 올라간 상황에서 강정호와 박병호의 홈런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다시 언제나처럼 팬들을 환하게 웃게 해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주전에 보장된 세 선수와 달리, 주전 경쟁을 해야만 하는 악조건 속에 있는 김현수는 이렇게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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