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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진박’ 유리한 보도, 제재수위 낮아졌다MBC 재심청구…선거방송심의위, ‘주의’->행정지도 ‘권고’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5.13 19:36

“근거 없는 공정성 시비와 표현 오류에 대한 징계까지 받게 돼 극히 유감스럽다”_재심청구서 중

MBC가 ‘진박’에 유리하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선거방송심의위에서 법정제재를 받은 리포트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MBC 측은 법정제재 ‘주의’는 “너무 가혹하다”며 “SBS와 JTBC도 오차범위 내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앞섰다’라는 등의 보도를 했다”고 근거를 제기했다. 하지만 방통심의위 사무처는 “확인 결과, SBS·JTBC가 인용한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밖이라 그 같은 표현을 해도 상관 없었다”고 밝혔다. 선거방송심의위는 MBC의 재심 요청을 받아들여 제재수위를 행정지도 ‘권고’로 낮춰줬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최대권)는 12일 MBC <뉴스데스크>에 대한 재심이 안건을 다뤘다. MBC측이 지난 5일 여론조사 상 오차범위 내 ‘앞섰다’고 표현하는 등의 리포트와 관련해 법정제재 ‘주의’를 받자 재심을 요청하 때문이다. 앞서 선거방송심의위는 MBC 뉴스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8조(여론조사의 보도) 제6항 “방송은 여론조사결과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명확히 밝혀야 하며, 이를 밝히지 않고 서열화 또는 우열을 묘사하여 시청자를 오인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규정 위반으로 ‘주의’(벌점1점) 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관련기사 : MBC 여론조사 왜곡 "아무도 문제 몰랐다") 

MBC <뉴스데스크> 4월 5일 보도

MBC, 여론조사 보도 진짜 문제는?

문제가 된 리포트는 <‘총선 D-8’ 오세훈·안철수 우세, 수도권 판세는?>(▷링크)와 <영남·호남 여야 ‘텃밭’ 예측 불허 승부>(▷링크)다.

MBC 편행된 보도는 상당한 문제로 지적돼왔다. 서울 용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진영 후보보다 3.7%p 앞선 것에 “(황춘자 후보가) 앞섰다”고 보도한 반면 창원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보다 3.6%p 높은 지지를 얻은 걸로 나오자 “박빙 승부”라고 보도한 게 대표적이다. 또 MBC는 대구에서 새누리당 정종섭 후보 지지율이 유승민계 류성걸 후보보다 7.1%p 낮게 나타난 것에 대해 또 “접전”이라고 표현했다. 당연히 정부여당, 그 중에서도 ‘진박’에 유리하도록 해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질만했다.

또 다른 문제도 발견됐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에 “누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하느냐”라고 질문을 던진 후 나온 결과를 ‘당선가능성’이라는 단정적 표현으로 보도한 것이다. 특히, ‘후보 간 지지율 격차’를 전하면서 ‘정당지지도’, ‘당선가능성’ ‘적극 투표층에서의 후보 간 격차’ 등의 결과를 선별적으로 보도해 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의 여론조사 보도가 단순히 ‘오차범위 내 우세’ 이런 점들을 되짚으면 표현 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특정 정당과 후보에 유리한 보도가 나오면서 기존 전례에 비춰서도 높은 제재를 받은 배경이다. 하지만, 선거방송심의위는 이날 다수결에 따라 MBC에 대한 제재수위를 낮춰줬다. 특히,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최대권 위원장은 MBC에 대해서는 재심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MBN의 재심 요청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기각’을 결정했었다. (▷관련기사 :  MBN, '새누리당 선거방송' 중징계에 재심청구했지만…)

MBC, "오차범위 내 표현 실수에 법정제재는 가혹하다"

MBC 보도국 정치부 김기현 차장은 선거방송심의위 ‘재심’을 요청하며 “규정위반은 인정하지만 징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MBC는 총선보도를 하면서 선거여론조사 관련 필수고지항목 등에 대해 충실하게 이행했다. 오차범위 내 우열을 보도하면서 누락한 부분은 중대한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사한 사례의 경우 법정제재까지는 가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MBC가 오차범위 표현의 실수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법정제재는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MBC 측은 SBS와 JTBC도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SBS <8뉴스>는 지난달 6일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7.6%로 오차범위 이내였지만 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JTBC <뉴스룸> 역시 같은 달 4일 조선일보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오차범위 내 있는 후보에 대해 ‘앞서간다’고 보도했다는 주장이다. 김기현 차장은 “저희와 비교해봤을 때, SBS·JTBC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종편의 경우, 의문을 가질 만한 것들이 굉장히 무수히 많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추후 사무처는 이 부분과 관련해 “MBC가 SBS와 JTBC의 위반 사례를 제시하면서 경감 논리를 댔는데, 오차범위 밖으로 확인됐다. MBC와 달리 오차범위 내라는 걸 밝히지 않아도 됐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료=언론노조 MBC본부)

‘특정 세력에 대한 우호적 보도’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MBC 김기현 차장은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정종섭 후보와 류성걸 후보는 둘 다 친여다. 한 명은 공천을 받고 한 명은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일 뿐이다.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앞섰다’라고 보도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진박’에 유리하도록 보도했다는 의혹을 잠재우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MBC 김기현 차장은 다양한 수치를 놓고 선별적으로 적용해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 뿐 아니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공통적으로 하는 여론조사”라며 “해당 지역구의 판세에 좀 더 정확하게 접근하려고 했던 것이다. 여론조사 부정확하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고, ‘보조항목’을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 김기현 차장은 “특정한 방향으로 보도하라는 지침 등은 없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능한 기자와 PD들은 경인지사나 광화문, 수원 등에 쫓겨나 있는 것을 부정하시는 것이냐’는 물음에 김기현 차장은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보도국에서 일하는 기자들은 공정보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번 총선 보도도 그렇게 이뤄졌다”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기각’ VS ‘인용’ 3대 3갈리자…최대권 위원장, “인용하겠다”

선거방송심의위 심의위원들은 MBC의 재심 요청과 관련해 ‘기각’과 ‘인용’ 두 측으로 갈려 팽팽하게 맞섰다. 

김상균 심의위원은 “여당이 앞설 때에는 ‘소폭 앞섰다’고 하다가, 새누리당과 뜻이 안맞아 탈당하거나 야당에 대해서는 ‘박빙’, ‘접전’이라고 보도했다”며 “물론, 기자가 왜 그렇게 보도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MBC 측에서는 SBS와 JTBC에서도 그렇게 보도했다고 주장했지만 사무처에 의하면 아니라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MBC의 보도는 정파적이었다. 오히려 ‘주의’가 낮아, 가중처벌해야한다”고 재심청구 ‘기각’을 요청했다. 

이병남 심의위원은 “MBC의 위반사례를 명확하다”며 “MBC 측에서는 가혹하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은 감경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술과정에서도 MBC 보도국 내 오차범위에 따른 보도 규정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 기본적인 규정을 지키는 것조차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감해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심영섭 심의위원 또한 “MBC 측에서 재심을 청구한 이유에 재발방지 대책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며 “지난번 진술했을 때와 달라진 게 없다. 그런 점에서 재침을 인용하는 게 옳은 결정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영덕 심의위원은 “선거방송심의위의 활동은 말하자면 언론자유에 제약을 하는 것”이라며 “MBC의 경우, 심의규정 위반이 명백하다. 그렇지만 18조 6항 위반은 통상 ‘권고’ 결정을 내려왔다. 제재를 하는데 양정은 비례에 적합해야 한다”고 ‘권고’로 감경을 주장했다. 

박흥식 심의위원 또한 “보도한 기자가 오차범위 내 규정이 있다는 걸 감지 못해 실수한 것”이라며 “심의규정 위반은 맞다. 하지만 표현 자체만 놓고 보면 ‘소폭 앞섰다’라고 하는 표현이 잘못된 게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엉, “이번 건으로 방송사가 충분히 인지할 것”이라고 동조했다. 강신업 심의위원 또한 “지나치게 제재할 경우, 오히려 언론사들이 여론조사라는 걸 기피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일부러 그랬다면 MBC가 얻을 이득이 뭔가. 반복된 실수가 아니기 때문에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입장을 같이 했다. 

그러자 최대권 위원장은 “내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그럼 ‘인용’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MBC의 재심을 받아들여 제재수위를 낮춰준 셈이다. 한편, 선거방송심의위는 앞서 지난 회의에서 MBC의 재심을 받아들여 <뉴스데스크>에 대한 제재를 '경고'에서 '주의'로 낮춰준 바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MBC의 재심청구만 모두 인용된 셈이다.(▷관련기사 : MBC 정치부, 연수을 단일화 ‘파기’ 6일 동안 몰랐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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