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의 광고 패러디 영상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어버이연합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패러디 영상에 등장하는 내용은 이미 언론을 통해서 사실로 확인된 내용일 뿐이다. 물론 이를 조사해야 하는 자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패러디는 국민적인 요구를 더욱 극대화할 듯하다.

검찰도 찾지 못했던 추선희 사무총장, 이제 전경련과 어버이연합 수사는 본격화될까?

어버이연합의 추선희 사무총장이 방송인 유병재를 고소했다. 그는 유병재가 패러디로 만든 내용이 '어버이연합'을 욕 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효를 주제로 만든 공익광고를 패러디한 유병재의 영상에 등장하는 내용은 이상하지 않다. '고마워요, 어버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는 군복을 입은 아버지가 LPG 통을 가지고 나서는 모습과 봉투에 든 2만원, 그리고 피켓을 들고 종북을 외친 후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은 말 그대로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봐왔던 모습들일 뿐이다.

유병재 페이스북 영상 캡처

영상이 공개되자 어버이연합의 추 사무총장은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보름 동안이나 찾지 못했다는 추 사무총장을 유병재가 찾아냈다. 전경련과 청와대, 국정원이 연결된 희대의 커넥션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의 중심에 있는 추 사무총장을 잡아 사건을 풀어가야 했지만 그동안 수사도 되지 않고 있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여러 기자회견이나 집회에 참여했을 뿐이다. 영상에서 묘사된 것처럼 군복을 입고 시위에 나가지 않는다. 일당을 받고 시위에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다. 회원들은 회비를 내고 활동하며 폐지와 고물을 팔아 활동비를 조달한다"

유병재의 패러디 영상을 고소하며 자신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집회에 참여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증거까지 공개된 내용들과 달리,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은 순수하다고 외치고 있으니 황당하기만 하다. 회원들이 회비를 내고 고물을 팔아 활동비에 조달하고 있다는 조 사무국장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조사해 보면 나올 것이다.

왜 그런 그들에게 전경련은 거액의 돈을 지원했는지 조사를 하면 나온다. 그렇게 순수했다면 논란이 불거진 시점 당당하게 검찰을 찾아 무죄를 주장하면 그만이었다. 국정원과 청와대까지 개입되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난 상황에서 자취를 감췄던 추 사무국장이 이를 부인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모든 논란에 대해 제대로 밝혀야 할 것이다.

유병재 페이스북 영상 캡처

이 상황에서 사회 풍자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 수도 있다. 사실에 근거한 풍자라도 법의 판단은 각각이라는 점에서 기준도 모호하다. 사실로 드러난 내용을 풍자했다는 점에서 과연 유병재가 만든 영상은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커진다.

풍자는 중요하다. 악의적으로 왜곡해서 누군가를 비하할 목적이라면 이는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를 풍자하는 행위 자체가 거세된 사회는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 독재 사회에나 가능한 이런 탄압은 결국 사회를 퇴보시킬 뿐이니 말이다.

유병재는 검찰도 찾지 못하던 추선희 사무총장을 찾아냈다. 어버이연합과 전경련, 청와대, 국정원의 연결고리를 이제 본격적으로 수사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검찰이 그를 놓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추 사무총장 역시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도망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유병재의 영상에 담긴 내용이 사실무근이라면 근거를 통해 밝혀내야 할 것이다. 유병재는 검찰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 사회풍자 영상 하나가 거대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느낌이라는 점에서 그의 패러디는 전설이 될 것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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