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는 끝나도 끝이 아니었다. 연속 2회로 준비된 스페셜 방송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스페셜 방송은 야심차게 출발하고자 했던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에 굴욕을 안겨주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게는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태후라는 봉인이 풀린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20일 기존 시청률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반전을 보였다.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물론 <태양의 후예> 스페셜은 17%를 넘기며 아직 식지 않은, 아니 벌써 식을 수 없는 인기를 증명해냈다. 그래도 본방 때보다 절반 가까이 빠져나간 시청률은 그만큼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딴따라>에게 기회의 증거였다. 다만 <딴따라>는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흥행보증수표 지성과 응팔로 100억 소녀 반열에 선 혜리의 주연작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첫 회의 결과는 생각보다 저조했다.

그래도 전작인 <돌아와요 아저씨>보다 낫다는 정도가 위안이고 그래도 지성인데 하는 희망이 또 힘이 될 것이다. <딴따라> 첫 회는 지성이 전부 다 했고, 그 쉴 틈에 다른 배우들이 등장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지성이라는 배우를 쓰면서 갖게 되는 당연한 욕심이겠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점이다.

<딴따라>는 무엇보다 한 번 봤는데 끝까지 다 본 기분이 든다는 것이 문제다. 한편 응팔로 지금 당장은 지성보다도 더 기대심리를 갖게 한 혜리는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대중의 생활과 떼어낼 수 없는 연예계의 어두운 뒷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낸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

그런 상황 속에서 <태양의 후예>의 봉인에서 해제된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반등은 수목드라마 전쟁에 의미심장한 복선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도 <태양의 후예> 스페셜은 4회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달콤한 열매를 다 따먹은 후가 걱정이다. <태양의 후예> 후속인 <국수의 신>은 <태양의 후예>의 후광을 충분히 다 받지 못하게 됐고, 경쟁작인 <딴따라>에게 1주 늦게 출발하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딴따라>의 출발이 저조한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지성이 주연인 드라마라 결코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은 여전한 불안요소라 할 것이다. 또한 어쩌면 <딴따라>의 부진한 출발이 <태양의 후예> 스페셜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음 주부터 생각지 못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SBS 새 수목 드라마 <딴따라>

<태양의 후예> 스페셜이 3일 연속으로 방영되기 때문에 <국수의 신>이 시작되는 다음 주는 태후의 후광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유례가 없는 연속 3일 스페셜방송은 <태양의 후예>의 여운을 충분히 걷어낼 것이다. 그렇다면 <국수의 신>으로서는 오히려 <딴따라>보다 1주 늦게 출발하는 것이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태양의 후예> 스페셜 방송은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자사의 새 드라마의 기회를 빼앗은 제 살 깎아먹기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실 한 방송사의 드라마가 연속으로 인기를 얻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전작이 크게 히트를 한 경우는 후속작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에 최소한 초반에는 채널 선호의 혜택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제 <국수의 신>에게는 그런 혜택을 온전히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

오히려 <딴따라>에 뒤진 출발의 불리함을 안고 뛰어야 하게 됐다. 물론 <국수의 신>이 전작의 후광이 필요치 않은 뛰어난 작품성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다음 주에 시작된 <국수의 신>이 어떤 모습으로 <태양의 후예>에 길들여진 시청자들과 만날 것인가에 달렸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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