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전 교수의 ‘석궁사건’을 조명해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던 윤창현 기자가 언론노조 SBS본부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언론노조 본부장 입후보 윤창현 기자(사진=SBS본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채수현)는 7일 노보를 통해 차기 본부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에 윤창현 보도본부 국제부 소속 기자가 출마했다고 밝혔다. 윤창현 기자는 1996년 SBS에 입사 사회, 경제, 정치, 편집, 보도제작부 등에서 근무했다. 윤창현 기자는 2008년 제39회 한국기자상 기획보도부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윤창현 기자는 당시 김용철 기자와 함께 <뉴스추적> ‘전직 교수 김명호, 그는 왜 법을 쐈나’ 편을 통해 법원의 판결에 가려진 석궁사건의 실체를 규명함으로써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윤창현 후보는 노보를 통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한 고 김승훈 신부를 언급하며 “정부 발표를 충실히 받아쓰던 언론들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진실은 사제의 입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며 “스스로 싸워 얻지 못했던 언론 자유는 시민들의 희생과 헌신을 거름 삼아 극적으로 확대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SBS 역시 이런 희생과 헌신, 용기가 없었다면 아마 씨앗 부릴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곳을 일터로 삼은 우리는 결과적으로 역사와 민주주의에 큰 빚을 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윤창현 후보는 “하지만 SBS가 과연 빚을 제대로 갚아가고 있는지, 제대로 부리 내리고 있는지 답하기가 망설여진다”며 “조직에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 공정성을 지키고 보장하겠다는 수많은 약속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망각의 대상이 돼 버렸고, 우리는 여전히 위기를 반복하며 과거와 다르지 않은 질문과 요구에 직면해 있다”고 개탄했다.

윤창현 후보는 “SBS가 지상파로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가? 권력과 자본의 간섭에서 독립해 자유롭고 공정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건강한 여론 형성에 기여하고 있는가? 이를 위해 기초인 SBS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 제반 권리는 충분하고 안정적으로 보장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 답을 찾지 않고는 SBS의 미래를 열어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 답을 찾기 위해 잊혀진 약속들을 복기하고 무너진 기본은 다시 세워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 SBS A&T지부장에는 이희근 현 조직쟁의 국장(영상제작1팀)과 조춘동 현 지부장(영상취재팀)이 경선을 치른다. SBS본부장 및 SBS A&T지부장 선거는 오는 14~16일, 3일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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