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를 걱정하는 앞선 두 편의 이야기는 구조적인 부분에 치우쳤는데요. 오늘부터 이어지는 두 편의 포스팅은 ‘구단’에 집중했습니다. 먼저 언급할 ‘축구단’의 영역, 우리 K리그 클럽들이 빠진 딜레마는 복잡합니다.

축구단으로 시작하는 프로구단의 우울은 매우 깊고 아득한데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하죠. ‘성적’과 ‘인기’, 또 ‘수익’이라는 부분들이 서로 얽히고 꼬인 상황, 답은 멀기만 합니다.

▲ 가장 선진적이라 할 사례는 아마 K리그 클래식의 ‘전북 현대’가 아닐까요?
프로리그의 관점에서 접근했던 ‘프로리그의 내일 1- 외형적으론 안정감 찾은 K리그, 그러나 문제는 여전?’편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전북현대처럼 모든 면에서 확실하게 잘하고 있고, ‘답’을 보여주고 있는 클럽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탄탄한 모기업의 여건과 이를 통한 좋은 성적의 누적, 그 사이 더해진 관중이란 선순환으로 이뤄낸 성과입니다. 즉 정답이라고는 하지만,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해결책은 아니라는 겁니다.

심지어 우리 프로축구계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민구단의 여건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 많은데요. 수익성이라는 부분은 그 어느 팀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사안, 일단 ‘성적’과 ‘인기’를 따져봅니다. 분명 이 두 가지 가치는 확실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적이 좋으면 인기도 자연스럽게 따르죠.

하지만 꼭, 성적만이 인기를 담보할까요? 그렇다면 또 이런 접근에 이어서 관중이 늘고 수익도 생길까요? 우리 K리그의 클럽들은 그 속사정을 볼 때, 꼭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더 옳다 여겨지는 사례도 많습니다.

▲ 올 시즌, 2부리그에서 성적과 인기를 그나마 많이 이뤄낸 클럽 ‘대구FC’
각 팀의 여건은 매우 다릅니다. 어떤 팀은 ‘성적’에 집중해야 메인 스폰서라 할 모기업이 만족합니다. 또, 시민구단들 같은 경우는 적정 수준의 성적과 효율적인 경영을 통한 안정적 환경을 만들어야 하죠. 기본적으로는 ‘프로구단’이라는 점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는 바탕이 있지만, 시장 상황은 쉽지 않습니다.

저마다의 팀이 나름의 ‘목표’를 가질 필요가 있다 여겨지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그 목표로 정한 부분에 달성을 이뤄내는 꾸준함이 있길 기대합니다.

성적이라는 부분보다 팬과 가까이 다가서는 노력을 통해 인기와 수익이란 부분에 집중하는 팀도 있으면 좋겠죠. 또 높은 성적을 바탕으로 클럽을 키운 뒤, 수익구조에 대한 획기적인 접근을 가져가는 방식도 고민할 만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긴 안목에서의 접근과 목표의식이 우리 K리그 클럽들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수익구조 자체는 허약한 팀에게 지원도 없이 성적에 대한 책임만을 묻고 사람들을 바꾸는 쉬운 해결을 보려 하는 경우, 결국 팀은 방향성도 없고 해마다 팀의 색이 바뀌는 가운데 그 어떤 결과도 없이 그저 구단만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 수익구조만을 생각하며 전력이탈을 불러오는 건 글쎄요, 과연 옳은 접근일까요?
어떤 방향이라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꾸준함과 좋은 결과들을 궁극적으로 얻기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수익이나 성적, 인기와 같은 어쩌면 다른 가치들은 서로를 통해 꾸준하게 영향을 받고 상호작용하는 점을 볼 때, 축구단들이 보여주는 방향성의 혼란은 결국 눈앞에 결과에 쉽게 바뀌는 목표가 더 문제라 여겨집니다.

시민구단들은 물론 기업구단들조차 구단의 투자 방향이나 운영의 철학이 너무 쉽게 변하는 K리그. 명문클럽을 향한 길은 이 같은 부분에 ‘꾸준하고 지속가능한’ 접근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모든 것들이 성급하게 결정되는 많은 구단들의 겨울을 보면 그런 내일은 참 멀어 보이는 우울함이 있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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