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변동에 맞춰 스토브리그를 보며 겨울에 예측하는 야구라는 건 그저 가정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올 겨울 시작과 함께 열린 역시나 뜨거웠던 FA시장, 그 규모가 더 커진 지금의 시점에서 볼 때, 아니 그보다 앞선 가을야구의 기점에 터진 주축 선수들의 이탈까지 감안할 때, ‘삼성’은 분명 놓친 우승과 함께 험난한 미래가 예상되는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까지 FA시장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라 할 96억을 받고 NC로 떠난 박석민의 빈자리. 팀의 1선발과 리그 홀드 1위 중간계투, 구원왕 마무리를 모두 잃은 마운드까지. 삼성의 2016시즌이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많아 보이는 건 아주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 기다리던 새 야구장의 첫 시즌, 불길함이 깊게 자리하는 상황이죠.
삼성에게는 아직 외국인 선수 영입과 FA 보상선수, 이미 떠난 임창용 외에 다른 선수들의 복귀여부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팀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비교할 때 삼성의 겨울은 초라하고 답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요. 추위와 함께 말 그대로 정말 썰렁해진 모습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삼성의 상황, 뭔가 위기감은 커집니다.

전력보강 혹은 전력손실과 같은 요소를 떠나서도 뒤숭숭한 상황에 놓여 있던 삼성. 해외원정도박 혐의에 따른 어수선함은 물론이고, 구단의 운영 관련한 여러 소문들과 그에 따른 여파까지 복잡했습니다. 어쩌면 그 변화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바로 이번 겨울의 선수 영입과 관련한 모습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흐름은 준우승과 함께 더욱 극명한 우울함이 구단에 함께하는 효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삼성이 겪는 여러 변화들이 위기가 아닌 스스로 극복해낼 범위의 문제가 된다면, 아주 다른 판도가 펼쳐지지 않을까요?

▲ 우승문턱에서의 좌절, 전력 이탈이 가득한 삼성, 세대교체는 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 다른 구단들이 보여줬던 전력보강과 통 큰 행보가 삼성의 조용한 겨울에 비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선수들에겐 매우 불행한 결과로 또 구단들에겐 새로운 시장의 판도를 만드는 계기로 자리할지도 모릅니다.

전력적인 약화는 분명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최근 몇 년간의 우승으로 입증했듯 탄탄한 선수층이 있는 삼성. 보이는 공백을 어느 정도만 극복할 수 있다면, 우승 DNA는 다시 발휘될 수 있는 저변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야구판 전체에 또 다른 변화를 알리는 하나의 신호탄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위기감으로 가득해 보이는 삼성의 겨울, 과연 위기는 진짜 다가올까요? 아니면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 될까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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