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챌린지에서 국가대표 발탁은 참 쉽지 않습니다. 해외파들이 즐비한, 그리고 K리그 클래식의 각 포지션별 올스타들이 가득한 대표팀 명단. 경쟁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영광이자 기회라 할 텐데요. 군팀 상주나 안산의 경우를 예외로 한다면 사실상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울 이랜드의 공격을 이끄는 주민규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것이란 가능성이 언급됐습니다만, 공격자원이 부족한 대표팀에서도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의 다득점은 그리 크게 어필하지 못했던 상황. K리그 챌린지, 그것도 ‘시민구단’에서 이번 월드컵 2차예선을 위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있습니다.

▲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대구FC의 GK 조현우 선수! 슈틸리케호에 승선했죠.
지금의 발탁은 물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정이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포지션인 골키퍼, 주전인 김승규가 군사훈련에 빠진 빈자리를 대신합니다.

많은 팬들에겐 낯선 이름이겠지만, 2부리그 챌린지의 사정을 잘 아는 팬들, 특히 대구FC 팬들에겐 납득할만한 소식, 조현우 선수는 이미 U-20부터 U-22까지 다양한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전적이 있는 선수입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도 노렸지만 무릎 부상과 수술, 그리고 재활을 거치며 아쉽게 기회를 얻진 못했는데요.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한 K리그 챌린지 소속 선수로 그 이름을 올리며 본인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조현우의 도전은 어쩌면 스타플레이어와 함께하기 힘든 시민구단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되어주는데요.

한때 시민구단으로는 비교적 꾸준하게 성인 대표팀에 소속 선수를 보냈던 대구FC. 2000년대 중반 홍순학이나 오장은, 그리고 아직도 최강의 스쿼드 멤버였던 2007~2008년의 이근호와 하대성까지. 하지만 이후로는 김기희 선수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올림픽 대표팀 정도에 이름을 올리는 수준에 그칩니다.

▲ 조현우 선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는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지.
대표팀으로 발탁된 뛰어난 선수들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다른 빅클럽으로 이적, 팀은 강등까지 겪으며 초라해졌죠. 여러 가지 면에서 국가대표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민구단 대구FC. 이번 조현우의 발탁은 그래서 더 반갑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과의 경기에서 K리그 챌린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골키퍼 도움 기록까지 수립했는데요. K리그 전체 통산 기록을 봐도 10번 정도 밖에 없던 기록, 연맹 기록실에는 2013년 정성룡의 기록이 마지막입니다.

흔치 않은, 아마도 처음이라 여겨지는 K리그 챌린지의 골키퍼 어시스트의 주역. 이번 대표팀에도 유일한 K리그 챌린지 소속 선수로 이름을 올린 조현우 선수! 그의 활약이 우승에 도전하는 대구FC의 또 다른 힘으로 자리하길 응원해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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