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K리그 클래식은 스플릿 첫 라운드를 치렀습니다. 우승경쟁에 대한 가능성이 큰 의미 없이 살아있는 듯한 스플릿 A의 상황도 다소 김이 빠집니다만-현실적으로는 AFC 진출권 싸움에 초점을 맞춰야 할 듯도 하죠?-강등을 걱정해야 할 팀이 이미 결정된(?) 스플릿 B의 경우는 참담한 상황입니다.

11위 부산과의 스플릿 첫 라운드 원정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10위 광주, 강등을 걱정해야 할 부산과의 격차를 승점 14점차로 벌려 남은 4경기를 모두 지더라도 10위는 확보했습니다.

▲ 승격팀으로 2년 연속 1부리그 클래식에 남겨진 최초의 팀으로 기록될 ‘광주’!
반면 부산은 기업구단 최초로 강등을 걱정해야 할, 그것도 매우 현실적인 문제로 자리하게 된 상황인데요. 광주와의 맞대결을 잡았다면 승점 차이가 8점으로 줄어 10위권 진입을 희미하게라도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만, 스플릿 첫 라운드에서 공교롭게도 광주를 만나 1대 0으로 경기를 내주며 최소 승강 플레이오프에 놓이게 됐습니다.

기업구단으로는 처음 겪는 상황,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되는 부분도 많죠. 패배에 스스로 절망의 바닥을 경험한 부산에 비해, 최하위 대전은 작은 희망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첫 스플릿 라운드 시작 시점에서 남은 5경기 중 부산이 4경기를 지고, 대전이 전승을 한다면 순위도 바꿀 수 있었는데요. 순위변동의 의미는 작지만 ‘잔류’에 대한 희망도 가능하다는 거!

대전의 꿈은 스플릿 첫 라운드까지 살아남았습니다. 광주에게 일격을 당한 부산에게 대전은 어제 승리로 승점 8점차로 추격했습니다. 남은 경기 숫자는 4경기, 아직까지 최소한 대전은 3승 이상을 거둬야 하고, 부산이 2승 이상을 올리면 희망은 사라지죠.

▲ 시즌 첫 홈승리를 거둔 대전의 어제 전남과의 맞대결, 잔류 희망도 이어집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라운드는 바로 이 두 팀, 부산과 대전의 시즌 마지막 대전 맞대결로 펼쳐지는데요. 순위표상의 격차는 승점 8점이 있지만, 당장 이 대결에서 대전이 승리한다면 두 팀의 승점차는 5점. 남은 3경기에서 충분히 반전은 가능하고, 팀 분위기는 연승과 연패로 극명히 갈릴 수 있습니다.

자칫하면 시즌 최하위와 강등팀이 모두 결정되며 초라해질, 의미 없게 느껴질 뻔 했던 스플릿 B 그룹. 기적적으로 대전의 반전이 이어진다면 강등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기에 그 의미를 더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희망은 아직 작지만 그래도 살아있고, 그렇기에 ‘대전’의 도전과 ‘부산’의 우울은 최소한 한 주 더 계속될 터. -물론 지금 이 시점에선 스플릿 라운드의 의미를 찾기 힘든 부분도 생겼습니다만.- 과연 언제까지 이 긴장은 이어질까요?

승격팀으로 희망을 새로 쓴 광주의 이야기처럼, 마지막까지 뜨겁고 흥미진진할 대전과 부산의 이야기도 기대해봅니다. 생존이란 절체절명의 과제, 그 재미를 넘어선 뜨거움으로 스플릿 B 그룹의 남은 일정들을 주목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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