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사흘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강경’ 메시지를 재차 내놨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북한에 ‘지뢰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받아내는 것을 꼽았다. 그는 북한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회담의 성격은 무엇보다도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그것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북한이 도발 상황을 극대화하고 안보의 위협을 가해도 결코 물러설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우리 정부가 내세울 요구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매번 반복되어 왔던 이런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이 남북 고위급 접촉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고위급 접촉은 지난 22일 시작돼 열 시간 이상 진행됐다. 그리고 23일 오후 재개돼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우리 정부에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서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통일전선부장 겸임)가 나왔다. 우리 정부는 ‘지뢰 도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북측에서는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3군사령부를 방문,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면서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서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즉각 대응 태세를 유지하기 바라고, 또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선조치 후보고하기를 바란다”며 “평소에도 여러 차례 얘기했듯이 대통령은 군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우리 군이 이번에 아주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 주었는데, 먼저 정신에서 승리한 후에 실전에서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 지난 20일 3군사령부를 순시한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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