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도 <더 지니어스>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존이어야 한다. 만약 생존이라는 명분이 없다면 <더 지니어스>가 지닌 게임으로서의 긴장감과 묘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생존'이라는 중요한 가치가 존재했을 때, 추악한 승리와 아름다운 패배라는 <더 지니어스>의 모토가 실현된다.

그렇기에 <더 지니어스 : 블랙가넷> 7회는 재밌었지만 아쉬움이 컸다. 제작진은 '별자리 게임'을 준비했고, '별자리 게임'은 5명이 연합했을 때, 확실히 승리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메인 매치에서 승리한 5명 모두가 확실하게 데쓰매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즉, 5명 연합은 아무 의미 없는 연합이었다. '블랙가넷'으로 데쓰매치를 피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확실한 방법이 아닌 이상, 5명의 인원이 뭉쳐서 나머지 2명을 패배시키는 그림은 나오면 안 됐다.

그러나 그런 그림이 나온 것은 물론 '장동민', '오현민'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그들은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나머지 멤버들이 지니고 있는 '생존'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5명 중의 한 명이 어쩔 수 없이 데쓰매치에 가야 한다는 것에 납득했고, 심지어는 5명의 연합 안에서 우승자가 되어 데쓰매치를 피하려는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그냥 어영부영 흘러간 첫턴에서 점수을 많이 얻은 '하연주'를 우승자로 쉽게 결정 내렸을 뿐이다. 그리고 '하연주'는 '신아영'에게 '생명의 징표'를 준다. 남자들의 기사도 정신이다. <더 지니어스>의 정신, 그러니까 생존을 위한 욕구는 '장동민'의 일갈처럼 이미 사라져버렸다.

만약 '별자리 게임'에서 5인 연합이 연합 중 한 명이 데쓰매치를 가야 하는 결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리고 생존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면 5인 연합은 금방 와해됐을 것이고, 3인 연합, 4인 연합 등 다양한 그림이 등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획득한 별을 바로바로 올려놓지도 않았을 것이고, 별의 거래가 성립됐을 수도 있으며, 한 명을 우승자로 만들고 폭탄을 써서 게임을 끝낸 후에 생명의 징표를 받는 등 다양한 경기가 펼쳐졌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못했던 것은, 5인 연합이 지니고 있는 이 게임에 대한 생각이 '생존'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5인 연합이 완벽하지 않음을 알고도 연합을 유지했다.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장동민은 생존을 위한 모든 것을 했다. 5인 연합의 결점을 계속 알렸고, 특히 심리적 압박을 통해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 의미 없는 5인 연합이 공고해진 이상 장동민이 할 수 있는 것은 심리적 압박뿐이었으며, 그는 생존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는 심지어는 생명의 징표를 약속하고 나중에 안 줄 전략까지 짰다.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래서 이번 게임은 장동민의 고군분투만을 건질 수 있는 게임이었다. 아, 물론 하연주, 신아영의 배신은 어설펐지만 어쨌든 살기 위해 애써 본 결과이므로 이들은 살기 위한 게임을 하긴 했다고 볼 수 있다. 너무 허점이 많은 방식이었지만.

결론적으로 5인 연합이 얻고자 한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오현민, 장동민은 살아남았고, 5인 연합의 일원이었던 이종범은 탈락했다. 생존에 대한 가장 큰 욕구를 지니고 있는 장동민, 가장 확실한 게임 능력을 지니고 있는 오현민을 제외하면 나머지 4인이 앞으로 감당해야 할 압박은 너무 클 것으로 보인다. 5인 연합은 확실히 실패했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blog.naver.com/knightp 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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