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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이철호와 동아 김순덕의 ‘교황 삐딱하게 보기’언론, 교황 메시지 해석 분주... ‘교황 신드롬’ 이색 견해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8.18 09:07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기에 언론은 ‘신드롬’을 말했다. 언론 지면 편집에서도 그 부분이 역력히 보였다.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정치성과 무관하다 여겨지는 종교의 영역에서 등장한 신드롬이기에 한국 신문의 정파성을 넘어선 편집이 보였다.

 

   
▲ 18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18일 <조선일보>엔 1면에서 5면까지 교황 방한 행사 풍경과 그에 대한 반향을 전하는 기사가 실렸다. <중앙일보>에선 1, 3, 4, 5, 6, 7, 8면에 관련 기사가 실렸다. <동아일보> 역시 1, 3, 4, 5, 14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다. 역시 교황의 행보에 그에 대한 반향, 그리고 그 뜨거운 반향의 이유를 분석하는 기사들이 주였다. 
 
   
▲ 18일자 한겨레 1면 기사
 
 
진보언론 역시 월요일의 메인테마는 ‘교황’이었다. <한겨레>는 1, 3, 4, 5, 6면에 관련 기사를, <경향신문>은 1면에서 5면까지 관련 기사를 실었다. 중도언론인 <한국일보> 역시 1면에서 5면까지 기사를 다뤘다. 세 신문은 보수언론인 ‘조중동’과 달리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교황의 관심을 한 면의 기사에서 집중 다뤘다는 차이를 보였다.
 
   
▲ 18일자 중앙일보 30면 이철호 칼럼
그러나 교황의 행보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보수언론의 칼럼니스트들은 우려를 하고 있었다.
 
18일자 <중앙일보> <[이철호의 시시각각] 교황까지 편 가르는 두 개의 시선>에서 이철호 <중앙일보> 수석 논설위원은 “보수신문들에는 교황과 박근혜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따뜻한 시선으로 맞거나 손을 맞잡는 장면이다. 반면 진보신문들은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사진을 일제히 실었다. 박 대통령은 교황 옆에 가려 있거나 찾아보기 어렵다. 중립적인 신문엔 교황만 등장했다. 환하게 웃거나 국산 소형차 쏘울을 타고 손을 흔드는 소박한 사진이다”라고 지적했다. 교황이 방한 일정에서 세월호 유가족 등 ‘낮은 곳’에 있다고 보여지는 사람들을 만나 위로한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비판이다. 교황의 메시지를 정치 영역에 적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선이다.
 
이철호 논설위원은 “냉정하게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은 바티칸의 치밀한 전략이다. 아시아를 겨냥한 동방(東方)공정이다 (...) 바티칸 입장에서 한국 가톨릭은 효자다. 온갖 박해를 딛고 신도 500만 명을 넘었다. 한국 개신교가 교회 세습 같은 추문에 휘청거리는 동안 중산층 엘리트를 중심으로 가톨릭 신자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라면서 교황과 가톨릭교회의 행보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면서 ‘교황 신드롬’에 제동을 가하려고 했다.
 
18일자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프란치스코 교황의 ‘빈곤 경제학’>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백하자면 나는 가톨릭 신자다”라고 말한 김순덕 논설실장은 “자본주의 비판은 가톨릭의 오랜 전통이지만 교황은 제3세계의 시각에서 자본주의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라 주장하면서 “그가 경험한 정치는 마르크시즘과 자유주의 사이에서 헤맨 페론주의 포퓰리즘 아니면 군부독재였다. 빈부격차가 극심한 조국에서 교황은 해방신학을 내놓고 지지하진 않았지만 가난한 이에 대한 착취를 비판하며 청빈을 실천했다. 미워하면서 닮게 된 건지 페론주의의 영향을 받아 국가 역할을 중시하고 엘리트 공격 같은 포퓰리즘 수법에 능하다는 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誌)의 지적이다”라고 비판했다. 남미에는 신자유주의가 없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자의적인 정리였다.
 
김순덕 논설실장은 “유럽에서 재정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는 우연찮게도 죄 가톨릭국가(그리스는 그리스정교)다. 종교개혁을 이끈 마르틴 루터가 살아 돌아온다면 가톨릭국가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막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이 나라들은 규제 많고 정부 지출도 북유럽 뺨치는 비중이어서 ‘고삐 풀린 시장경제’라고 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정부 지출도 북유럽 뺨치는 비중’이라는데 대체 왜 북유럽 국가들은 문제가 없는지 모를 노릇이다. 각국의 복지제도의 모델에 차이가 있고 그것이 재정위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데, 한국의 복지제도가 어디로 가는지는 성찰하지 않고 ‘가톨릭 탓’을 하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 18일자 동아일보 30면 김순덕 칼럼
 
그러나 두 칼럼니스트의 태도는 교황이 짧은 방한 기간 동안 한국 사회에 던진 울림의 크기를 느끼게 해준다. 또한 지금은 교황에 대한 긍정적 보도 일색인 보수언론들이 향후 교황의 메시지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도 미리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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