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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2, '기동찬 트리오'는 선거 판세 바꿀 수 있을까[현장]'노회찬 구하기'에 나선 동작을 ‘드림팀’ 선거운동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7.28 08:40

24일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사퇴 이후 7.30 재보궐선거 가장 뜨거운 선거가 펼쳐지는 서울 동작을이다. 선거운동 전 마지막 주말 정의당과 노회찬 캠프 측이 동작을 선거와 관련해서 낸 브리핑이 수도 없었다.

25일 금요일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정의당 노회찬 후보에 대한 전격적인 지원에 들어갔다. 당대당 논의로 이루어진 야권연대가 아니었던 것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지원이었다. 기동민 후보가 신속하게 합류한 것도 신선했는데, 25일 오전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등장했다.
 
   
▲ 동작을의 선거 현수막 풍경 ⓒ미디어스
 
   
▲ 동작을의 선거현수막 풍경 ⓒ미디어스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장, 기존 지지층과 조직 달래기였을까
 
정의당 측에 따르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노회찬 정의당 후보 및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와 함께 동작구 남성시장과 흑석시장 등을 순회하며 주민들에게 노회찬-기동민 단일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동작을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이번에는 4번입니다"라고 말하며 노 후보에게 적극 힘을 실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동작구에 위치한 원불교 서울회관에 함께 찾을 것을 즉석 제안해 노회찬 후보와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기존의 민주당 조직이 움직이지 않을 것을 우려해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나섰다는 시선이 있다. 24일 천호선·이정미 등 정의당 후보들의 신속한 사퇴와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전격적인 지원을 두고 일부 정치부 기자들은 “당대당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였고 실제로는 협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한다. 어떤 이들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간에 모종의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까지 말한다.
 
   
▲ 주말 선거운동에 동원된 노회찬 후보의 유세차. '야권단일후보'를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스
 
이날 오후에는 후보단일화 이후 첫 유세차 순회를 기동민 후보와 함께 했다. 두 후보는 이수역, 남성역, 숭실대입구역, 상도엠코파 아파트 앞 등을 유세차로 돌며 노회찬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고 다시 이수역으로 돌아와 저녁인사를 했다. 기동민 후보의 지지유세는 예상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이었다. 기동민 후보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동작을 강남4구로 만들겠다”와 이를 위해 강남과 동작을 가르는 장재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공약에 대해 구체적 근거를 들어 비판했다.
 
기동민 후보는 “장재터널은 고건 전 서울시장이 기획했고 이명박 오세훈 전 시장이 방치했던 사업이다”라면서 “이 사업은 사실상 중앙정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서울시 소관인데 나경원 후보가 어떻게 잘 추진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기동민 후보는 “장재터널 사업 같은 것은 박원순 시장과 통하는 바가 있는 노회찬 후보가 추진할 수 있고 박원순 시장과 함께 일한 바가 있는 저 기동민이 함께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법 관심을 보였던 시민들… ‘기동찬 트리오’의 탄생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이수역 13번 출구 태평백화점 주변 유세는 노회찬 후보에 대한 지역시민들의 일정한 기대를 드러냈다. 무더운 나이에도 태평백화점 주변의 자영업자들은 노회찬 후보의 유세에 호기심을 보였다. 사람들이 제법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본 정치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행인이 “저 사람 새누리당 후보냐”라고 물어보고 지나갈 정도였다. 지나가다가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고, 노회찬 후보가 “오만한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한다”라고 말할 때는 정의당 측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몇몇 시민들도 잠깐 박수를 쳤다. 노회찬 후보의 선전을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기타 장소의 유세에서의 호응은 그리 크지 않아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 25일 오후 이수역 유세에서의 노회찬 후보 유세차 풍경. 유세차 위 왼쪽부터 기동민, 노회찬, 천호선 ⓒ미디어스
 
   
▲ 25일 오후 노회찬 후보 이수역 유세에서의 주변 반응. 지나가던 시민들이 간혹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미디어스
 
주말 동안에도 정의당과 노회찬 후보의 대응은 총력전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 사람들 역시 다수 합류했다. 26일 토요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공천 과정에서 기동민 후보와 갈등을 빚은 허동준 전 동작을위원장이 유세에 합류했다. 기동민 후보 사퇴 전 허동준 전 위원장은 기 후보를 위한 유세에 나서는 중이었다. 세 사람의 공동행보는 정의당에 의해 ‘기동찬 트리오’라고 소개되었다.
 
   
▲ 25일 오후 노회찬 후보 이수역 유세에서의 정의당 당원들의 모습. ⓒ미디어스
 
정의당에 따르면, 허동준 전 위원장은 “노회찬 후보가 이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돼야 일방통행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면서, “새누리당 과반의석을 저지해주셔야만 동작에서,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참사와 인사 참사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25일 오후 남성역 유세. 노회찬 후보가 잠시 전화통화를 하러 내려온 사이 천호선 정의당 대표의 발언 ⓒ미디어스
 
'전 대선후보' 정동영의 포효, “노회찬 없는 국회와 있는 국회는 다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거물급 행사들이 합류하는 ‘드림팀 유세’의 절정은 27일 일요일 오후였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 이어 정동영 고문이 노회찬 후보와 함께 사당동 남성시장을 돌며 상인과 지역주민들에게 노회찬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 5시에는 기동민 전 후보와 허동준 위원장은 물론 정동영.정세균.천정배.유기홍.김영환 등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확대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총집중 유세가 흑석시장에서 열렸다.
 
   
▲ 27일 오후 흑석시장 유세 직전의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관계자들의 모습 ⓒ미디어스
 
흑석시장 유세의 풍경은 ‘드림팀 선거운동’의 위용과 한계를 모두 드러냈다. 유명한 사람들이 하도 많다 보니 지나가던 청년이 함께 가던 친구에게 “잠깐, 나 저거 사진 한 장 찍고 가야겠다”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좁은 도로에서 정치인들이 유세차에 움집하고 이를 저녁뉴스에 담기 위한 기자들의 취재경쟁이 이어지자 도로교통이 마비되어 짜증을 내는 시민도 있었다. 
 
   
▲ 27일 오후 흑석시장 유세 풍경 ⓒ미디어스
 
정의당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서 환호하는 광경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선거 유세 풍경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오늘 동네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왔는데 상인들의 반응은 그쪽이 더 뜨거웠다”라고 전했다. 
 
   
▲ 27일 오후 흑석시장 유세에서의 풍경을 가까이에서 찍은 모습. 유세차 위 왼쪽부터 정세균, 기동민, 노회찬, 정동영, 심상정, 천호선. 가히 '드림팀'이다. ⓒ미디어스
 
흑석시장 유세에서 정동영 고문은 대선후보까지 지낸 중량감에 걸맞게 어느 정치인보다도 뜨겁게 포효했다. 정동영 고문은 “노회찬이 누굽니까. 젊은 시절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기 위해 보낸 진보정당과 진보정치의 상징입니다”라며 “노회찬이 있는 국회와 노회찬이 없는 국회는 다릅니다”라고 외쳤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어느 정치인보다도 진보정치의 투쟁현장에 많이 동참한 거물에게서 나올 법한 발언이었다.
 
   
▲ 27일 오후 흑석시장 유세 풍경을 좀더 멀리서 찍은 모습. 정의당 사람들을 빼면 상인들의 호응이 예상만큼 크지는 않았다. ⓒ미디어스
 
그러나 정동영 고문의 발언에서도 지역사회의 반응에 대한 우려는 감지되었다. 정동영 고문은 “오늘 남성시장을 도니 ‘단일화해줘서 정말 고맙다’라는 시민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고문은 “시민들 중에 ‘그렇게 큰 정당이 서울에 후보 하나 못 내느냐’라고 질타하신 분도 없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동영 고문은 “세월호 참사가 아니었다면 기동민 후보가 사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야당이 더 커지기 위한 단일화이며 정권을 교체하기 위한 단일화다”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고문은 “여기 민주당 사람이 다 왔다”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일관되게 ‘민주당’이라 소개됐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것이 실수가 아니라 전통적 지지층을 달래기 위한 언사로 읽히기도 했다. 
 
‘노회찬 구하기’ 총출동… 헷갈리는 정의당의 위치
 
   
▲ 노회찬 후보 선거사무소의 모습 ⓒ미디어스
마치 ‘노회찬 전 의원 구하기’를 위해 야권이 총출동한 풍경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인들이 서울 동작을에 대거 몰린 현상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정동영 고문의 발언에선 정의당을 향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협력해야 할 주체로 소개하며 정의당의 대선개입을 미리 제어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어떤 이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미 동작을 재보선에 큰 관심이 없으며 차기 총선을 겨냥한 지역사회 민심 달래기일 뿐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붉은색 계열의 색깔을 쓰던 기존 진보정당들과 달리 노란색의 정의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인들과도 큰 위화감이 없었다. 정의당 사람들은 ‘박근혜 정부 심판’이나 ‘정권교체’와 같은 수사에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판세에 대해서는 “나경원 후보 측은 자기들이 돌린 것으론 10%는 앞선다고 하더라”와 “여론조사상에서 초박빙이라 하더라”는 등 선거판에서 들을 수 있는 숱한 버전의 ‘카더라’가 돌았다. 재보선 사전투표율에서 동작을이 평균인 7.98%를 훌쩍 뛰어넘는 13.22%를 기록한 것은 노회찬 후보에게 고무적이지만, 단일화에 긴장한 새누리당 지지층의 움집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니만큼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려웠다.
 
그 시각 고개 하나 넘어 있는 상도시장 근처에서는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세 후보 중의 하나인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유세 중이었다. 숭실대입구역 근방에서 김종철 후보는 아이러니하게도 “야권단일후보 노회찬”이라는 현수막 밑에 서 있었다. 이 상황은 ‘야권’의 복잡한 정치지형도를 반영하는 듯했다. 어쨌든 정의당으로서는 노회찬 후보의 당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 27일 오후 숭실대입구역 인근 노동당 김종철 후보의 유세 풍경 ⓒ미디어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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